코오롱 '접히고 말리는' 투명 PI 개발…폴더블 디스플레이 '성큼'
[ 이진욱 기자 ]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투명폴리이미드(PI)를 개발하면서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달 초 최근 10년 동안 연구·개발한 투명 PI를 완성하고 설비투자를 검토중이다. 듀폰, 가네카 등 등 글로벌 화학사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고난도 기술이다.

PI는 열에 강하고 유연해 접거나 말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판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안쪽과 바깥쪽 모두 영상이 표현돼야 한다.

발광소재(OLED)에서 나온 빛이 기판 위와 아래로 투과돼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진 노란색을 띠면서 유리를 완벽하게 대체하지 못했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I를 무색·투명하게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상용화할 수 있게 했다.

PI가 향후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유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핵심 소재의 국산화가 기대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그 동안 스마트폰 등 정보단말기에 사용된 강화유리는 코닝이나 아사히글라스로부터 거의 대부분을 수입해왔다. 디스플레이 기판 소재와 커버 윈도우에는 각각 유리와 강화유리가 각각 사용됐다.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는 “투명 PI 필름은 곡률반경(Bending Radius) 1㎜까지 반복적으로 접어도 부러지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곡률반경은 휘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곡률반경 1㎜는 접히는 부분의 반지름이 1㎜라는 뜻으로, 필름 양면이 거의 닿기 직전 정도다. 그만큼 접히는 정도가 크다는 의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십만회를 접었다 펴도 문제없는 내구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또 투명 PI 필름 위에 특수한 코팅을 더해 유리와 동등한 수준의 표면 경도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강충석 상무는 “투명 PI를 하드 코팅하면 유리와 같은 강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13년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flex)'라는 접는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 PI가 폴더블과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제품 상용화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이미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현재 양산을 검토중이고, 앞으로 시장 확대 변화를 살펴 대규모 설비 증설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