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줄곧 반대해온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M&A를 불허하기로 한 데 대해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하고 있지만 내심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KT와 LG유플러스는 5일 “우리는 M&A를 불허해야 한다는 견해를 견지해 왔고 지금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며 “공정위가 심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고 전원회의도 남아 있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M&A 계획을 발표한 이후 임직원들의 회식 자리 건배사가 ‘합병 불허’일 정도로 이번 M&A를 저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S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반대하며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다. SBS는 지난 3월부터 SK와 CJ를 비판하는 보도를 주요 뉴스로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가 자산인 전파를 자사의 이익에 따라 사유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방송통신업계에선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도 케이블TV 회사를 인수하는 길이 막혀 결국 ‘제 발목 잡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