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제 연구 본격화 계기…"'무성생식' 시대 열어"

오는 5일은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지 20년이 된다.

영국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 연구진이 다 자란 양의 몸에서 채취한 세포로 양을 복제했다고 발표했을 때 과학계는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6월 29일 네이처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소설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론적으로는 체세포를 다시 배아 상태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피부세포나 혈액세포를 배아줄기세포 같은 상태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체세포에 유전자 4개를 넣어 분화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같은 날 네이처 뉴스에서는 돌리를 복제한 이안 윌머트 에든버러대 교수의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산업적으로는 소를 복제하는 것이 좋지만 양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실용적인 목적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는 세대가 길고 연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양은 비용이 덜 드는데다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

또 연구진이 양의 생식 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밝혔다.

복제할 동물을 택한 뒤 실제 돌리를 복제하기까지 반복적인 실험이 진행됐다.

우선 다 자란 양의 몸에서 체세포를 채취해 '세포핵' 부분만 따로 분리해 놓았다.

그리고 또 다른 양의 난자를 꺼내 세포핵을 제거한 뒤 그 자리에 분리해 놓은 핵을 넣는다.

일명 '핵치환' 기법이다.

새로 넣은 핵과 난자를 전기로 융합해 수정란을 얻고, 이 수정란을 다시 다른 암컷 양의 자궁에 착상시킨다.

돌리는 무려 277번의 시도 끝에 태어났다.

연구 결과는 1997년 2월 '네이처'에 실렸다.

돌리의 삶은 탄생 과정만큼이나 만만치 않았다.

돌리는 어린 나이부터 노화가 진행됐고 관절염을 앓았다.

결국 폐질환으로 2003년 눈을 감았다.

현재는 스코틀랜드국립박물관에 박제로 전시돼 있다.

돌리 탄생 이후 동물복제 연구는 본격화됐다.

복제돼지와 소, 개 등이 잇달아 나왔다.

박세필 제주대 교수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돌리의 탄생은 과학계 가장 큰 사건"이라며 "포유동물은 수컷의 정자와 암컷의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는데 이제 수컷이 필요 없는 '무성생식'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물복제 기술은 식량난 문제 해결과 난치병 치료 연구에 기반을 제공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