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세계 스마트폰 영업익 80% 차지…작년 90%에서 급락
"올해 2분기 애플 입지 더 축소될 듯"

애플이 독식하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재편되고 있다.

중저가·보급형 스마트폰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애플 천하'가 흔들리는 것이다.

22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은 총 135억8천600만달러였다.

이 중 애플의 영업이익이 108억5천300만달러로 79.9%를 차지했다.

애플은 작년 4분기만 해도 192억6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 213억3천600만달러의 90.0%를 독식했다.

아이폰6s 흥행 덕분에 애플 천하를 이룰 수 있었다.

애플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553억2천100만달러에 달해 전체 영업이익의 88.0%를 기록했다.

애플은 여전히 시장의 최강자지만, 올해 들어 경쟁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애플의 독식 구조가 흔들리는 것은 '가성비'가 뛰어난 중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이 올해 초 아이폰5s와 비슷한 외관에 아이폰6s와 비슷한 성능을 갖춘 '보급형 스마트폰'이라며 아이폰SE를 부랴부랴 내놓은 이유도 이런 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주춤하는 동안 경쟁사들이 치고 올라왔다.

삼성전자를 선봉으로, 중국의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애플 천하에 균열을 냈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9억8천만달러로 전체의 21.9%를 차지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7억8천900만달러로 8.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깜짝 실적' 수준이었다.

애플, 삼성 등 흑자를 나타낸 회사들의 영업이익 비중을 모두 더하면 100%가 넘는다.

블랙베리, 레노버, 노키아, HTC 등 다수 제조사들이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오포는 1.3%, 비보는 0.8%로 아직 애플과 삼성에 대적하기는 규모가 미미하지만, 성장세가 무서워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라는 게 업계 평가다.

애플이 고가 프리미엄 정책을 고수하는 반면, 경쟁사들이 판매 지역과 소비자에 따라 중저가로 제품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어 애플의 입지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3분기 출시되는 아이폰7을 기다리기에는 시장에 다른 좋은 선택지들이 아주 많다"며 "일단 2분기에도 비슷한 시장 변화가 이어질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