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기업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우량업체를 중심으로 벌어들인 돈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재투자에 공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집 키우는 바이오 벤처…M&A 금액 1년새 7.5배
15일 한국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M&A와 지분 투자에 나선 코스닥 상장 바이오회사는 메디톡스 아미코젠 등 14개사였다. 건수로는 19건(약 1013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5건·약 134억원)에 비해 건수로는 네 배, 금액으로는 7.5배 늘어났다.

보톡스와 필러, 신약물질 등의 상업화에 성공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M&A를 주도했다. 항생제에 들어가는 효소를 생산하는 아미코젠은 지난 1년 새 중국 제약회사 산둥루캉리커약업을 비롯 3개사 인수에 42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32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는 “보유 현금과 해외 제약사 M&A를 지원하는 정책펀드 등으로 자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체외진단기업체인 바디텍메드는 미국 이뮤노스틱스를 사들였으며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지난 13일 미국 유기농 화장품업체 지분 75%를 인수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외부에서 투자만 받던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와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