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음성비서 '시리' 개방…인공지능 생태계 키운다
애플이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를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한다. 이에 따라 시리를 메신저, 교통 서비스 등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쓸 수 있게 됐다.

애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시빅센터에서 13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16 행사에서 “앞으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맥(PC, 노트북)에도 시리를 탑재해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생태계 확대 전략을 밝혔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시리 서비스를 활용해 각종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하기로 했다. 개발자들은 앞으로 시리 SDK를 활용해 각종 앱에 음성인식 기능을 담을 수 있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시리와 지도, 메시지 서비스 등을 다른 회사 앱과 연동해 쓰는 장면을 시연하기도 했다.

예컨대 사용자가 “시리야, 위챗으로 OOO에게 내가 5분 늦을 거라고 전해줘”라고 말하면 메신저 위챗 대화창에 “내가 5분 늦을 거야”라는 내용이 뜨고, 사용자는 이를 확인한 뒤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우버 차를 불러”라고 말하면 모바일 콜택시 앱인 우버가 화면에 뜨고 곧바로 차를 부를 수 있게 도와준다.

애플은 맥, 애플워치, 애플TV 등 기기별 운영체제(OS)의 새로운 버전도 발표했다. 맥 컴퓨터를 위한 운영체제 ‘OS X’는 이름을 ‘맥OS’로 바꾸기로 했다. 가을께 선보일 ‘맥OS 시에라(Sierra)’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른 애플 제품과의 연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애플워치용 OS의 차기 버전인 ‘워치OS 3’에는 필기 인식 기능이 담긴다. 영어 또는 중국어로 화면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면 이를 인식해 문자 입력을 도와준다.

애플은 어린이들이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패드용 앱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도 가을께 무료로 내놓기로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어린이들이 코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