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보안단체 FIRST 관계자 한목소리

"사이버 보안은 범국가적인 문제입니다.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듭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침해사고대응협의회(FIRST·Forum of Incident Response and Security Teams) 28차 연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노린 해킹이 늘고 있다며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그레트 라움 침해사고대응협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이버 공격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격 이유와 수단 등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해야 하는데 한 국가나 개인만으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침해사고대응협의회 회원사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최광희 사이버보안기획팀장도 "최근 국제 송금망(SWIFT) 해킹 사건처럼 글로벌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이 늘고 있다"며 "국가나 조직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침해사고대응협의회는 범지구적인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기업·정부기관·학교 등 인터넷비상대응팀(CERT)이 모여 1990년 출범했다.

현재 75개국 340여 개 비상대응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마르틴 반 호렌빅 협의회 PR 담당 임원은 "우리의 목표는 기술 공동체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적절한 인력을 찾아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게 협의회의 일"이라고 소개했다.

이 단체가 힘을 쏟는 분야는 회원팀의 보안 역량 강화와 정보 공유다.

사이버 보안 침해사고가 발생하면 회원팀 간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한다.

라움 의장은 "팀마다 보안 능력의 성숙도가 다르다"며 "새로운 국가와 팀이 보안 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광희 팀장은 "협의회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고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아직 한국 내 기업과 기관의 참여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좀 더 많은 국내 기업과 기관이 협의회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침해사고대응협의회가 연례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7일까지 이어지는 연례회의에는 65개국에서 온 협의회 회원과 정부기관 및 보안업계 관계자 600여 명이 참여해 사이버 보안 현황을 살피고, 대처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인터넷침해대응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