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밴드·라인 등록 지연돼 구글에 손님 빼앗겨

네이버와 통신 3사가 선보인 통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마켓 '원스토어'에서 정작 네이버 핵심 앱인 밴드와 라인을 다운로드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에서 밴드와 라인을 검색해 아이콘을 누르면 '상품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구글 플레이로 이동합니다'라는 팝업 메시지가 뜨고, 이용자 동의 여부를 묻는다.

이는 밴드와 라인이 원스토어에 미처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T스토어, KT의 올레마켓, LG유플러스의 U+스토어 등 기존 통신사 앱스토어는 원스토어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네이버 앱스토어는 별도 이전 작업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그동안 밴드와 라인을 자사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만 제공한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원스토어가 문을 연 후 열흘을 넘도록 기본적인 앱 등록 절차도 마치지 못했다.

결국, 네이버는 구글이 점령하다시피 한 국내 안드로이드 앱 마켓을 탈환하겠다며 통신 3사와 야심차게 원스토어를 출범해놓고 초장부터 준비 부족으로 손님을 구글에 빼앗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한 라인은 둘째치고, 국내 모바일 이용자의 40%가량이 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밴드마저 아직 등록하지 않은 점은 치명적이다.

밴드 가입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앱 등록이 늦어질수록 구글로 빼앗기는 손님도 많아진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 등 자회사들이 원스토어 앱 등록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것"이라며 "일처리가 늦어져 완료하지 못했고, 현재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스토어 출범이 지난 4월부터 예고된 만큼 이런 설명은 지나치게 궁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통합 앱스토어의 운영 주체 중 하나"라며 "전체적인 원스토어 운영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인상이어서 구글과 대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와 통신 3사는 20% 남짓인 앱 시장 점유율을 3∼4년 안에 4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오랜 진통 끝에 서로 손잡고 지난 1일 통합 앱스토어인 원스토어를 공식 출범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