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투명 터치 디스플레이와 홀로그램 주목…장비·재료 업체도 수혜}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유진투자증권 이정 애널리스트가 펴낸 ‘10년 후 디스플레이 산업을 말하다’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을 형상화한 영화 속 디스플레이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02년 개봉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주인공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조작해 정보를 확인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2009년 개봉된 영화 ‘아바타’에도 아바타 프로젝트를 이끄는 연구팀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보며 판도라의 원주민인 나비를 연구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찾은 ‘미래형 디스플레이’
(사진) ‘투명 터치 디스플레이’가 등장한 2002년 개봉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한국경제신문

2010년 개봉된 ‘아이언맨 2’에는 주인공이 허공에 뜬 3D 홀로그램(영상이 3차원이고 실물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사진)을 맨손으로 조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투명 디스플레이와 홀로그램은 ‘영화’ 속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디스플레이다. 최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보기술(IT) 수요의 저성장과 중국의 급부상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로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미래형 디스플레이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변모

10년 후 혹은 30년 후 우리가 사용하는 디스플레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꿈꾸는 것을 표현하는 매체인 ‘영화’다.

이를 통해 ‘미래형 디스플레이’를 짐작해 보자면 투명 터치 디스플레이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서 더 나아간 폴더블·롤러블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 및 삼성전자의 ‘기어VR’와 같은 가상현실·증강현실(AR) 디바이스, 홀로그램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형 디스플레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용자들이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화면을 다루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재미와 경험을 준다. 둘째, 정형화된 사각 디스플레이가 파괴될 것이다. 폴더블(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롤러블(동그랗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제품을 양산해야 한다.

셋째,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촉발된 디스플레이의 모바일화가 더욱더 가속될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개념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소비자들의 상상을 현실로 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가장 적합한 것이 가상현실과 홀로그램이다.

삼성전자와 미국의 페이스북, 일본의 소니는 2015년부터 가상현실(VR) 기기 출시에 적극적이며 립모션과 테슬라는 가상현실 이미지의 터치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구글글라스’를 통해, MS는 ‘홀로렌즈’를 통해 AR를 도입해 새로운 개념의 IT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로 구현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산업구조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업체들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생산돼야 하고 투명 디스플레이의 활용 용도를 보면 거실이나 창문, 적용되는 용도 등에 따라 제각각 다 달라야 한다.

결국 10년 후 디스플레이 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패널 업체와 세트 업체들 간의 협력 관계가 중시되는 기술 중심적인 구조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업체, ‘불붙은 투자 경쟁’

한국 업체들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산업 대신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에 주목하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회사인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형 OLED 시장을 적극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OLED 패널을 통해 애플이 채택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대비 우수성을 강조한 삼성전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2015년부터 적용해 디자인의 차별화를 선보이는 동시에 향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LCD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형 OLED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하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몰입감을 높이고 화질을 최상화한 65인치 곡면 초고화질(UHD) OLED TV를 중심으로 다양한 OLED TV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는 LG전자는 기존의 LCD TV와 차별화되는 OLED TV의 장점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며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찾은 ‘미래형 디스플레이’
2016년 디스플레이 산업은 플렉서블 OLED 라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새로운 활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한국 업체들과 중국 업체들 간의 OLED 라인 투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은 OLED 부문에 한국 업체들이 더욱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격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투자 경쟁은 한국의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와 재료 업체들에는 대폭적인 성장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비 업체에서는 원익IPS·에스에프에이·AP시스템·비아트론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재료 업체에서는 덕산네오룩스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렉서블 OLED 공정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면서 공정 소재 업체들 역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데, SK머티리얼즈·솔브레인·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이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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