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뇌 지도' 2023년까지 제작…치매 치료 등 실마리 기대
사람의 뇌는 무게가 1.4㎏에 불과하지만 1000억개에 이르는 신경세포로 이뤄져 ‘소우주’라고 불린다. 지금까지 규명된 사람의 뇌 기능은 채 1%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가 이런 미개척지인 뇌를 정복하기 위해 뇌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23년까지 뇌 연구의 좌표계 역할을 할 한국판 뇌 지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뇌 과학발전 전략’을 30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10년간 뇌 지도 작성, 인간지능과 인공지능(AI) 연결 연구, 미니 뇌 개발, 뇌 융합연구 인력 양성 등에 3400억원을 투자한다. 한국뇌연구원은 먼저 뇌 후두정엽의 감각과 운동 등 고차원적 뇌 기능을 밝히는 정밀 지도를 제작하기로 했다. 미국 일본이 집중하는 전두엽, 후두엽과 다른 차별화한 뇌 영역의 지도를 구축해 향후 국제 공동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노화에 따라 기능이 떨어지는 뇌 신경회로의 좌표를 담은 뇌 지도도 2023년까지 제작해 뇌 질환과 치매 치료 연구에 활용하기로 했다.

뇌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미니 뇌의 국내 산업화 기반도 구축한다. 신체의 다양한 부위로 분화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만든 미니 뇌는 사실상 사람 뇌와 같은 조건에서 치료제 효능을 분석할 수 있어 부작용이 없고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차세대 먹거리로 손꼽힌다. 선진국보다 뒤진 AI 기술을 끌어올릴 만회 전략도 포함됐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은 “지각 판단, 감각, 감성 등 사람의 뇌 기능을 규명하고 인간지능과 AI를 연결하는 연구를 통해 AI 기술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규 미래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우선 내년에 뇌지도 작성, 미래선점 뇌융합챌린지기술 맞춤형 뇌질환 극복연구 등에 총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2023년까지 뇌 연구 수준을 90%로 끌어올리고 세계 수준의 연구 성과를 10건 이상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