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영웅 DNA 심고 세계로…스마트폰과 히어로의 이유있는 '콜라보'
[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LG전자가 영화 속 히어로 캐릭터를 결합한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경쟁에 불을 지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히어로 캐릭터를 스마트폰에 접목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엣지의 배트맨 에디션 ‘갤럭시S7엣지 인저스티스 에디션’을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배트맨 캐릭터를 모티브로 워너브라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DC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6월 중 한국, 중국, 싱가포르, 중남미, 러시아 등에서 출시된다.

삼성전자가 영웅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아이언맨'과 '앤트맨' 등 캐릭터를 디자인에 활용한 한정판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1000대 한정으로 판매된 갤럭시S6 아이언맨 에디션은 일반 갤럭시S6의 출고가보다 10만원 가량 비쌌지만 판매 시작 후 바로 품절됐다. 예약 판매가 시작과 동시에 판매처인 삼성전자 스토어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구매 계약에 참여했던 한 소비자는 "아이언맨폰을 구매하기 위해 수십차례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서버 과부하로 실패했다"며 "배트맨폰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히어로를 접목시킨 스마트폰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LG전자는 한술 더 뜨고 나섰다. 한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히어로 캐릭터의 특징을 스마트폰 기능과 일치시킨 것.
삼성·LG, 영웅 DNA 심고 세계로…스마트폰과 히어로의 이유있는 '콜라보'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중저가폰 ‘X 시리즈’ 라인업에 엑스맨 캐릭터를 채용한 일명 ‘엑스맨폰에디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X맥스, X스타일, X마하, X캠 등 4종으로 나오는 이 제품은 영화속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스마트폰에 그대로 매칭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나이트크롤러는 어두운 곳에서도 시야가 밝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X스크린'에는 꺼진 상태에서도 시간·날짜·문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 기능이 탑재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영웅 캐릭터를 스마트폰에 접목시키면서 글로벌 인지도 제고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언맨, 배트맨, 엑스맨 등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제품 이미지를 높이고 홍보모델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사의 전략적인 스마트폰을 이슈화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일시적인 소비 진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정 수량을 판매하기 때문에 매출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캐릭터를 접목시키지 않은 원래 해당 모델에 대한 추가 구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아이언맨폰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이 갤럭시S6 엣지를 구매한 경우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선택하는 히어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는 아직까지 종결편이 나오지 않았다"며 "꾸준히 영화가 개봉되고 이어지는 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히어로 마케팅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