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개발자 회의로 인공지능 관심 다시 고조

지난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앞세워 세계 바둑챔피언 이세돌을 꺾었던 구글이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AI들을 잇따라 선보여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 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당뇨성 망막병증을 진단하는 등 인공지능은 상상을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로봇 비서나 스마트팩토리(고차원 자동제어공장)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국내 IT(정보기술) 업계도 한발 늦었지만 법률상담, 빅데이터분석, 범죄자 식별, 게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강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람의 말을 맥락까지 이해하고 외국어 번역을 매끄럽게 하는 '스마트 비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AI 비서를 기본 기능으로 탑재해 제품 차별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이미 기계가 사람의 글을 이해하는 자연어처리 등 개발로 AI 연구 역량을 쌓은 상태다.

투자 의욕이 뚜렷한 만큼 조만간 구체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주식회사 C&C는 '에이브릴'(Aibril)이란 이름의 AI 서비스를 내년 초 선보인다.

미국 IBM사가 개발한 AI '왓슨'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대용량 데이터) 자동 분석과 공장 제어, 온라인 고객 응대 등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

법조계에도 AI가 등장한다.

변호사와 AI 전문가들이 만든 인텔리콘 법률사무소(대표 변호사 임영익)가 내년 시범 서비스하는 '아이리스'(i-LIS)가 대표적 사례다.

변호사 대신 컴퓨터가 24시간 간편하게 법률상담을 해준다.

보이스피싱 사기범 수사도 기계가 거든다.

금융감독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협약을 맺고 보이스피싱범의 육성 녹음 자료 중에서 범죄 사례가 특히 많은 '상습범'을 걸러내는 작업을 AI를 이용하기로 했다.

게임은 예전부터 AI 연구 및 활용이 활발했던 분야다.

게임 내 가상의 괴물(몬스터)이나 캐릭터가 사람이 조종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사용자가 더 큰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게임의 전통 강자인 엔씨소프트는 AI연구소(랩)를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월 대표작 '블레이드앤소울'에 AI 캐릭터와 사용자가 1대1 대전을 벌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AI랩의 첫 '상용화 작품'으로, AI가 사용자의 행동을 학습해 창의적 대응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대전의 긴장감을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