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첫 애플 스토어 설치 15주년에 즈음해 이미지를 일신한 차세대 플래그십 스토어 1호를 선보였다.

19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의 유니언 광장에 신축한 차세대 애플 스토어를 언론에 사전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2년 전인 2014년 5월 영국의 명품업체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앤젤라 아렌츠가 애플에 영입된 이후 공들여 만든 첫 작품이다.

애플은 점포망을 15년 만에 18개국에 걸쳐 400여개로 확장한 상태다.

버버리의 전통적 브랜드의 이미지에 디지털적 감각을 입혀 혁신자로서의 명성을 얻은 아렌츠는 자리를 옮긴 뒤 애플 스토어의 변신을 지휘해왔다.

업계에서는 아렌츠가 애플 스토어의 이미지에 럭셔리한 변화를 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아렌츠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해 애플의 상징인 유리 벽과 우드 테이블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보인 샌프란시스코 1호점은 건물의 양 측면에 바닥에서 천정에 이르는 유리문을 설치해 빛과 공기가 원활히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아렌츠가 이끄는 팀은 런던의 건축회사인 포스터 앤 파트너스와 협력해 5가지 새로운 공간 구성을 도입했고 이를 해외 각지에 신설할 플래그십 스토어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제품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지니어스 바(genius bar)'는 '지니어스 그로브(grove)'로 대체됐다.

고객이 기다리는 동안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늘렸고 그 주변에는 나무들을 배치했다.

대면 상담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직원들로부터 기기를 최적으로 다루고 필요한 액세서리에 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스(pros)', 쇼핑가의 부티크 유리창 모양으로 선반을 배치한 '애버뉴', 잠재적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접촉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인 '포럼', 소규모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공간인 '보드룸' 등을 마련했다.

아렌츠가 이끄는 팀은 점포 바깥에 공용 공간도 두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1호점의 경우, 광장 형태의 공간에 분수와 녹색 식물로 덮인 대형 외벽을 설치해 놓았다.

애플 측은 주말마다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공연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