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태평양과 대서양 등 대양을 건너는 장거리 국제선 항공기 내에서도 수십 Mbps(초당 메가비트)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상용화된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대부분 지상 기지국과 통신하는 방식이었으며, 일부 노선에서 위성통신 서비스가 제공됐으나 속도가 10여 년 전 이동통신 수준으로 느렸고 동영상 등 일부 서비스는 접속이 차단됐다.

15일 미국 항공우주산업체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하니웰)에 따르면 위성통신업체 인말새트(Inmarsat)는 지구 전역을 커버하는 초고속인터넷용 지구정지궤도위성 시스템 '글로벌 익스프레스'(GX)의 구축을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위성인터넷 시스템에 주로 쓰이는 전파 대역은 'L 밴드'(1∼2㎓), 'Ku 밴드'(12∼18㎓)와 'Ka 밴드'(26.5∼40 ㎓)가 있는데, 인말새트 GX는 이 중 투과력이 낮지만 속도가 빠르고 전송용량이 큰 Ka 밴드를 이용한다.

하니웰은 인말새트 GX 시스템 중 항공기 동체 혹은 꼬리에 안테나가 설치되는 항공기용 송수신 시스템 '제트웨이브'의 설계와 납품을 맡았다.

이 시스템의 최대 통신속도는 동체용 안테나로는 다운로드 50Mbps, 업로드 4.7Mbps, 꼬리용 안테나로는 다운로드 33 Mbps, 업로드 2.2 Mbps다.

이는 지상에서 인터넷을 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시스템은 보잉, 봄바디어, 에어버스 등 26개 모델 300여 대 여객기에 설치가 예정돼 있으며 앞으로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하니웰은 설명했다.

항공사 중에서는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카타르항공, 베트남항공 등이 여객기에 이 시스템을 설치키로 했다.

인말새트는 올해 하반기에 GX 시스템의 제4호 위성 'I-5 F4'을 발사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처할 예정이다.

인말새트의 항공부문 전략담당 프레데릭 판 에센 부사장은 "여러 업체들이 세계 어디에서나 기내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문제는 지금 실제로 되느냐 하는 점"이라며 이런 서비스가 지금 필요한 고객들과 항공사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잉 커머셜 에어플레인스 커넥티비티 기술 센터의 스티븐 콜 매니저는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도입하면 수십 년간 쓰지만 통신기술과 소비자가전 기술은 몇 년 만에 바뀌기 때문에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기체를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말새트뿐만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온 고고(Gogo)도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고고는 델타, 아메리칸항공 등 17개 상업 항공사와 제휴해 북미 노선을 위주로 2천500여 대의 상업용 항공기에 기내 와이파이를 설치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항공기가 지상 기지국과 통신하도록 하는 ATG(Air-to-Ground) 방식 서비스다.

고고는 몇 년 전부터 SES와 인텔새트 등 위성서비스 업체들과 제휴해 일부 노선에서 Ku 밴드를 이용한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속도와 용량 문제로 유튜브 비디오 등 콘텐츠는 쓸 수 없도록 제한을 걸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아에로멕시코 지역노선에서 '2Ku'라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델타항공과 일본항공(JAL) 등 여객기에도 시스템을 설치키로 했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