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부진한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 택시는 무료로 운영되면서 수익에 이바지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달부터 차례로 출시되는 카카오 드라이버(대리운전) 헤어샵(미용실 예약) 홈클린(청소 대행) 주차(주차 예약) 등 유료 기반의 O2O 서비스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청소·헤어샵·대리운전…카카오, O2O 질주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 유럽 흥행

카카오는 12일 1분기 매출 2424억8300만원, 영업이익 210억9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47.7% 급감했다. 매출 정체는 가장 큰 수익원인 광고 부문에서 PC 광고가 22%나 감소한 반면 모바일 광고 증가율은 8%에 머문 영향이 컸다. 급여 인상과 콘텐츠 수수료 증가 등으로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4.1% 늘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실적이 좋지 못한 광고대행사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매출이 영향을 받았다”며 “지난 3월 카카오톡에서 선보인 정보성 광고(네이티브 광고)의 효과가 기존 광고의 2~5배에 달하는 클릭률을 기록하는 등 고무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어 광고 매출은 2분기부터 차츰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는 게임 부문과 O2O 사업이 실적 회복을 주도할 것이란 자체 분석을 내놨다. 1분기 게임 매출은 703억15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전 분기보다는 23% 증가했다. 최세훈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지난 3월 출시한 ‘검은 사막’의 흥행에 힘입어 온라인 게임 매출이 전 분기보다 90% 성장했다”며 “올 연말까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새로 출시되는 게임만 10종에 달해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운전 헤어샵 등 ‘O2O 질주’

올 상반기 선보일 카카오의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도 지난 3월 기사용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한 이후 7만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 부사장은 “카카오 택시는 첫 출시 때 국내 택시기사의 10%가 채 안 되는 2만명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카카오 드라이버는 면접 중인 대리운전 기사만 5만명에 달한다”며 “국내 대리운전 기사가 12만~15만명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택시 때보다 준비가 잘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기존 최대 40%에 달하는 고율의 수수료를 20%로 낮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용실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 헤어샵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8주간 시범 서비스 결과 노쇼(일방적 예약 취소) 비율이 기존 20%에서 0.5%로 줄었고 평일 예약 비중과 영업 외 시간 예약률도 각각 47%와 25%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최 부사장은 “가입 추세를 볼 때 출시 시점에 전국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50% 이상을 회원으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예약부터 결제, 사용 후기 등에 모든 과정을 모바일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 홈클린, 주차 등의 O2O사업도 올 하반기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