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김빛내리 단장 "아데닌 꼬리 길이가 세포주기 조절에 핵심 역할"

DNA의 유전자 정보를 단백질에 전달하는 전령RNA(mRNA)의 아데닌 꼬리 길이변화가 세포의 분열과 성장 등 세포주기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5일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전령RNA 수준에서 성숙한 세포의 아데닌 꼬리 길이와 세포주기 조절 유전자들의 번역 효율 간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인체를 이루는 세포들은 분열하고 성장하는 세포주기를 반복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세포주기에 이상이 생기면 암 발생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세포주기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히는 것은 중요한 연구과제가 돼 왔다.

세포주기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는 초기 배아 발생 과정의 경우 보통 60∼70개의 뉴클레오티드로 이뤄진 전령RNA의 아데닌꼬리가 단백질 합성 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아데닌 꼬리 부위가 단백질 번역 효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숙한 세포에서는 유전자 정보 번역 과정이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아데닌 꼬리 길이가 단백질 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세포를 분열이 일어나는 분열기(M기)와 분열을 준비하는 간기(G1-S-G2기)로 나눈 다음, 단계별로 꼬리서열분석법(TAIL-seq)과 리보솜프로파일링(ribosome profiling) 기술로 전령RNA 아데닌 꼬리 길이와 단백질 번역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주기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전령RNA 에데닌 꼬리 길이가 간기에는 60∼70뉴클레오티드였으나 분열기에는 20뉴클레오티드 이하로 짧아지고 이로 인해 해당 유전자들의 번역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분열기에 세포주기 조절 유전자들의 단백질 번역이 감소해야 세포 분열이 마무리되고 다음 세포주기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유전자의 아데닌 꼬리 길이가 선택적으로 변하면서 단백질 번역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빛내리 교수는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전령RNA는 생명활동이 일어나는 세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세포주기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될 때 암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연구결과는 세포주기와 관련된 여러 질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5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