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호 라인 글로벌 사업전략 담당임원(CGO)은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비결로 '문화화(culturalization)'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2005년 검색엔진 업체 첫눈을 창업하고 2006년 네이버에 합류해 라인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고 있는 신 CGO는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태국법인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현지화(localization)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화'라는 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보통 현지화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이는 우리가 중심이고 현지가 여기에 맞춘다는 어감을 풍긴다"며 "그래서 고민해 만든 것이 문화화라는 표현이며 서비스를 현지 문화에 맞추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모든 문화는 평등하고 그 나라와 현지인에 최적화돼있다"며 "요즘도 문화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가장 많이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신 CGO는 이를 글로벌 대기업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중앙 집중화된 체계에서 현지화를 시도하는 기업과는 다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규모 면에서 수십 배 큰 글로벌 기업과 싸우려면 똑같은 전략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해 2008년 일본으로 직접 떠나 그 나라 사람이 중심이 된 조직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 CGO는 이번에 공개한 신규 서비스 '라인맨'이 이런 문화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태국 직원들이 스스로 고안해낸 서비스인데, 음식 문화가 중요한 태국에 아주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는 "태국에서 크게 성공한 게임인 쿠키런과 모두의마블 역시 저의 반대에도 태국 직원들이 강하게 추진한 것이었다"며 "이것이 바로 문화화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신 CGO는 더 효과적인 문화화를 위해 일본에 이어 태국, 대만에도 현지 법인이 서비스 기획-개발-운영에 걸친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총괄하는 체계를 갖춰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권에만 머물고 서구권에는 도전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스마트 포털이라는 사업 모델을 완성하는 우선 과제를 달성하면 향후 더 큰 시장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서구 시장에서 전면전하는 단계는 분명 아니지만 당연히 고민하고 필요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