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쩐의 전쟁' 최장 8일 지속 가능성

낙찰가가 무려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29일 막을 올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분당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총 5개 블록(대역) 140㎒ 대역폭의 주파수를 놓고 경매에 들어갔다.

경매에 참여한 통신 3사 임원들은 이날 경매장에 들어서며 "최적의 주파수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거나 "최고의 LTE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주파수를 꼭 확보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경매는 이번에 공급될 5개 대역 주파수를 앞으로 5∼10년간 사용할 통신 사업자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통신사들은 5개 주파수 가운데 자신들의 통신 기술이나 주파수 운용 전략, 영업 전략 등에 따라 가장 필요한 주파수에 높은 값을 써내며 확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경매 대상 주파수는 700㎒ 대역에서 40㎒ 폭, 1.8㎓에서 20㎒ 폭, 2.1㎓에서 20㎒ 폭, 2.6㎓에서 40㎒ 및 20㎒ 폭 등이다.

경매는 두 단계로 진행되는데 경쟁이 치열해 끝까지 갈 경우 최장 8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매 1단계에서는 이통 3사가 최장 50회차(라운드)까지 상대방보다 더 비싼 값을 부르는 오름입찰(호가) 경쟁을 벌인다.

이때 각 라운드 입찰자는 전 라운드 승자의 입찰액보다 최소 0.75% 더 많은 가격을 불러야 한다.

동시오름입찰에서 낙찰이 안 되면 각자 비밀리에 가격을 적어 내는 2단계 '밀봉 입찰'로 최종 낙찰자를 정한다.

미래부는 경매 때 참여자 간 짬짜미를 막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입찰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

또 경매 현장에는 사업자당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 등 최소한의 장비만 가지고 들어가도록 했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이들 대역을 다 합친 최종 낙찰가 합계는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1㎓ 대역의 20㎒ 주파수는 기지국 증설 등 추가비용 투입 없이 광대역 LTE(데이터 속도가 종전보다 2배 빨라진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이통 3사 간 확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다만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이 대역의 주파수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 미래부가 재할당 가격을 경매 낙찰가와 연동하기로 한 점이 변수다.

낙찰가가 올라갈수록 재할당 가격도 같이 뛰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통3사는 18일 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미래부에 제출했고, 25일 미래부로부터 주파수 할당 적격 대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