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남부 산업도시 센젠에서 개막한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이하 CE 차이나)' 행사장 내부. 안마기를 전시한 공간에 관람객이 몰려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20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남부 산업도시 센젠에서 개막한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이하 CE 차이나)' 행사장 내부. 안마기를 전시한 공간에 관람객이 몰려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 김민성 기자 ] 20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중국 남부 산업도시 센젠에서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이하 CE 차이나)' 행사가 개막했다. '세계가전박람회(IFA)'를 주최하는 메세 베를린이 아시아에서 처음 여는 행사다.

IFA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글로벌 3대 전자박람회로 꼽힐만큼 유럽 가전 업계의 맹주다. 이런 IFA의 첫 중국 전시회라는 점에서 'CE 차이나'는 관심을 끌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가업체 및 전시 수준 등 많은 면에서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개막 당일 일반 관람객보다 취재진 수가 더 많을 정도였다. 한중일을 비롯한 유럽 미국 등 전세계 340여명의 기자가 참석했다. 전시장 내 대다수 중국인은 참석업체 관계자들이었다.
20일(현지시간) 오전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이하 CE 차이나)'이 개막한 중국 센젠 컨벤션센터  내부 전경. 사진=김민성 기자
20일(현지시간) 오전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이하 CE 차이나)'이 개막한 중국 센젠 컨벤션센터 내부 전경. 사진=김민성 기자
'CE 차이나' 전시공간은 센젠컨벤션 센터 2번홀 1곳. 약 1000평 규모로 국내컨벤션센터 내 작은 전시홀 크기였다. 구석구석 둘러 보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보쉬와 지멘스, 세버린 등 독일 가전업체가 전시장 입구에 부스를 차렸다. 신형 냉장고와 세탁기, TV, 커피머신, 가스렌지 등 평범한 가전을 주로 전시했다. 주관사가 독일 IFA이다보니 독일 일부 업체만 해외에서 참여했다.

중국 전자 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쑤닝, 고메 등 대형 유통기업, 모바일 제조사 ZTE, 가상현실(VR), 드론 제조 업체 등도 부스를 차렸다. 하지만 자사 전략이나 전시 콘셉트 등을 영어로 친절히 설명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메도 자사가 유통하는 액션캠, 모바일 연동 칫솔 등을 소수 전시하는데 그쳤다. 최근 알리바바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유통업체 쑤닝은 하이얼 에어컨과 미국 월풀 공기청정기 등을 제품을 전시했다.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엔터테인먼트 로봇 YYD가 눈길을 끌었지만 제품 완성도가 높지 못했다.

알리바바는 부스에 드론 및 VR 헤드마운트 등 최신 제품을 전시했다. 하지만 해외 유명 기업 패럿의 드론 1종만 덩그러니 부스에 올려놓았다. 중국 현지 기업 도도(dlodlo)는 세계 최초 VR 선글라스를 개발했다며 부스를 차렸지만 껍데기 목업(모형·mockup)만 공개했다.

70여개 중국 군소 전자·유통업체도 홀 가장자리에 소형 부스를 차렸다. 전시품은 안마기, 밥솥, 헤드폰, 믹서기 등 익숙한 소형 가전이 대다수였다. 그마나 안마기를 무료로 써보려는 관람객이 더 많았다.

오전 10시 개막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스를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곳도 다수 눈에 띄었다. 정오가 넘으면서 관람객이 불어나긴 했지만 꼼꼼히 전시장을 둘러보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센젠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 내부 전시 부스. 한 중국 업체가 밥통과 다리미 등 평범한 가전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20일(현지시간) 중국 센젠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 1회 '소비자가전 중국' 내부 전시 부스. 한 중국 업체가 밥통과 다리미 등 평범한 가전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해외 전시회처럼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새로운 기술 및 제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CE 차이나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센젠에 본사를 둔 화웨이 뿐만 아니라 하이얼, 레노버, 하이센스 등 유명 전자기업이 참가하지 않아 아쉬움은 더 컸다.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도 참여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어제 오늘 중국이나 해외 기업 바이어 문의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며 "매년 참가하는 베를린 IFA와 비교해 실망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IFA 관계자는 "(CE 차이나가) 첫 해라 규모가 작고 중국 기업 중심"이라며 "행사도 관람객 중심(B2C)이 아닌 유럽-중국 기업 간 거래(B2B)에 초첨을 맞췄다"고 해명했다.

IFA는 이번 첫 행사의 미비점을 보완해 매년 중국 가전업계가 주인공인 CE 차이나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중국 내 개최도시는 매년 바뀔 수 있지만 'CE 차이나'라는 고유 명칭은 그대로 사용될 방침이다.

중국(센젠)=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