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서비스가 중심, 제조는 지원 모델로 변화"

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제조업이 아닌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디지털 적자생존 시대, 서비스 중심 제조 모델 필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그동안 독립된 기능의 제품에서 벗어나 ICT를 통해 외부와 연결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혁신이라고 하면 주로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방법에 집중하고 어떤 제품을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서비스가 중심이 되고 제품은 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4차 산업 혁명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제조업 제품을 만드는 회사지만, 아이폰은 아이튠스의 뮤직스토어나 앱스토어와 같은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동하기 위한 수단이다.

갈수록 아이폰과 같은 유형 제품보다는 서비스를 통한 매출 비중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의 서비스 부문 연 매출은 2002년도만 해도 4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99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에는 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에 육박한다.

제너럴일렉트릭(GE)도 비슷한 경우다.

GE는 그동안은 엔진이나 의료기기 등 유형 제품만을 공급하다가 1994년부터는 이 제품들에 소프트웨어 기능을 포함해 유지 보수나 모니터링 업무인 제품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전체 GE 매출에서 제품 서비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25.8%에서 2014년에는 32.0%까지 성장했다.

자동차 회사들도 이런 변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기존에는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만 생산했다면 요즘은 자율주행차 개발이나 차량운행관리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회사로 바뀌고 있다.

반면 한국은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혁신 정책을 보면 제조업의 부활을 외치며 주로 공정 혁신에만 집중하고, 제품 혁신은 다소 등한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 제조업체 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3.94%에 불과하다.

30~50% 수준인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보다 극히 낮은 수준이다.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공정 혁신에 맞춰진 제조업 혁신 3.0 정책을 제품 혁신을 포함해 서비스 중심 제조 모델로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며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한 제품을 발굴하고 제조업의 서비스 개발을 위한 종합적인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