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 실구매가 31만~34만원·갤럭시S7은 29만~35만원
은밀한 '일대일 접촉'…단통법 비웃는 휴대전화 영업

휴대전화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단속을 피해 오피스텔로 숨어든 것을 넘어서 '찾아가는 서비스'라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일대일의 은밀한 접촉은 불법 보조금을 금지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더 무력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불법 판매상들의 영업 근거지인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들어 '찾아가는 서비스'에 대한 공지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갤럭키'(갤럭시S7), '새로운사과'(아이폰6s), '현아'(현금 완납) 등 온갖 은어와 암호로 구성된 지원금 조건을 인지한 뒤 구매 신청을 하면 '물건'을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가져가 가입신청서 작성 등 서류 작업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은밀한 만남'을 위해 구매자는 휴대폰 본인 인증은 물론 직장 명함, 재직증명서 제출 등 이중삼중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수법은 '오피스텔 판매점'보다 인력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들지만 최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을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 단속이 강화되면서 '풍선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보다는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지방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당국과 이통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이 필요한 수법이다 보니 스마트폰을 대규모로 판매하는 업자들이 단속을 피하는 우회로로 고안해낸 방법"이라며 "장소를 특정할 수 없고 사람이 직접 움직이다 보니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개인정보를 노출하면서까지 불법 판매상을 찾는 이유는 합법적인 시장에서보다 수십만원이나 싸게 최신 스마트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G5는 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부터 불법 지원금이 붙어 번호이동의 경우 현재 실구매가가 31만∼34만원까지 내려갔다.

G5를 합법적인 매장에서 살 경우 요금제 중 가장 비싼 월 10만원대 요금제를 적용해도 53만∼57만원을 줘야 한다.

불법 지원금 시장에서 갤럭시S7는 29만∼35만원, 갤럭시S7엣지는 42만∼44만원 사이에서 구매가가 형성됐고,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5는 20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일대일 판매 방법까지 나오자 단속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님은 반드시 커뮤니티 가입자를 통해 소개받고, 내부의 규칙과 언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판매 대상에서 곧바로 배제되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회원들 사이에는 업자가 단속에 걸려 커뮤니티가 폐쇄되면 다른 업자를 다시 찾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그래서 철저히 업자를 보호해준다"고 전했다.

'좌표'를 주고 손님을 은밀하게 불러들이는 오피스텔 영업도 더욱 지능화되고 있다.

이들은 채증 기기 적발을 위해 금속탐지기를 동원하는 것을 물론 안경에 소형 카메라가 붙어있을 것을 우려해 모든 손님에게 안경을 벗으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피스텔 운영 기간을 3∼4일로 짧게 하는 이른바 '떴다방' 형태의 영업을 고수해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덮쳐도 빈 사무실일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