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일본서 알뜰폰 사업 뛰어든다
네이버 자회사로 모바일 메신저 사업을 하는 라인이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다.

라인주식회사는 24일 일본 도쿄에서 기업설명회인 ‘라인 콘퍼런스 2016’을 열고 올여름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 ‘라인 모바일’을 설립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MVNO는 다른 통신사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알뜰폰’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라인 모바일은 일본 1위 통신사인 NTT도코모의 망을 빌릴 예정이다.

네이버 라인, 일본서 알뜰폰 사업 뛰어든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월 이용자 2억15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라인이 MVNO 사업에 진출한 것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닛케이BP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49.7%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스마트폰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라인의 플랫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라인의 판단이다.

라인 모바일은 이를 위해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라인 관계자는 “페이스북·트위터 콘텐츠를 조회하고 작성하는 것은 물론 라인 대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인 모바일은 음악 스트리밍과 같은 콘텐츠 서비스에서도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인 모바일의 한 달 이용요금은 최저 500엔(부가세 별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구 간 데이터 선물이나 통신요금의 포인트 적립, 전용 스마트폰 단말기 판매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MVNO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계 1위 검색 포털인 구글은 지난해 4월 미국에서 MVNO 사업인 ‘프로젝트 파이’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엔 공개 서비스로 전환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상품이 단순해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 20달러에 무제한 음성통화, 무제한 문자를 쓸 수 있고 데이터는 10달러에 1기가바이트(GB)를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남으면 0.1GB에 1달러씩 적립해준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국내와는 달리 스마트폰 가입률이 올라갈 여지가 아직 있다”며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려는 주요 IT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인은 이날 일본 최대 카드사인 JCB와 협력해 전 세계 가맹점 3000만여곳을 확보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도 선보였다. 라인페이 결제액의 2%는 ‘라인 포인트’로 적립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