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SE(가칭)의 콘셉트 이미지들. /사진=폰아레나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SE(가칭)의 콘셉트 이미지들. /사진=폰아레나 홈페이지.
[ 박희진 기자 ]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4인치 아이폰 신제품 공개가 임박했다. 21일 주요 해외 정보기술(IT)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21일(현지시간 · 한국시간 22일 새벽 2시) 열리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4인치 보급형 아이폰을 공개할 것이 유력하다.

아이폰6부터 대화면 스마트폰 전략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애플이 아이폰5까지 고수했던 '한뼘' 아이폰을 다시 내놓는 셈이다.

모델명은 '아이폰SE'로 알려졌다. 이익률은 막강하지만 성장곡선이 꺾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애플이 꺼내든 카드란 점에서 관심이 높다. 애플이 처음으로 상반기에 새 아이폰 공개를 결정할 만큼 실적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이폰SE는 신제품이지만 과거 제품을 연상시키는 탓에 '애플의 백 투 더 퓨처'로도 불린다. 대화면 승부수에 이은 애플의 '백 투 더 퓨처' 전략은 애플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 돌아온 4인치 아이폰…40~50만원대 예상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갖는다.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아이폰SE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SE는 애플이 2013년 '아이폰5S' 이후 처음 선보이는 4인치 스마트폰일 것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애플은 2007년 1세대 아이폰부터 줄곧 아이폰 화면 크기를 3~4인치대로 유지했다. 2014년엔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추세를 반영해 처음으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화면을 각각 4.7인치, 5.5인치로 키웠다.

약 2년 반 만에 크기는 다시 작아졌지만 성능과 디자인은 전작들과 비슷해 보인다.

디자인은 아이폰5S나 아이폰6S 디자인 중 하나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최신 아이폰 프로세서인 A9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등도 탑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메라의 경우 아이폰6S와 동급 수준으로 1200만화소 후면 카메라와 4K 동영상 촬영 등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아이폰 시리즈 중에선 비교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IT 외신들이 추정한 아이폰SE 16기가바이트(GB) 모델의 가격은 400~500달러(약 46만원~58만원) 수준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아이폰6S'(649달러)보다 약 150달러~250달러 싸다.
애플 아이폰SE(가칭)의 콘셉트 이미지. /사진=맥루머스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SE(가칭)의 콘셉트 이미지. /사진=맥루머스 홈페이지
◆'불안 불안' 애플…중저가 시장 재공략

시장 예상대로 애플이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SE를 공개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애플은 그동안 매년 9월경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애플이 서둘러 아이폰 신제품 공개하며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는 예전 같지 않은 아이폰의 성장세가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 증가율이 0.4%에 그치며 2007년 아이폰 첫 출시 이후 사상 최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이 공략해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애플도 돌파구를 찾아 중저가폰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셈이다. 특히 그동안 신제품 공백기였던 상반기부터 제품을 내놓으며 판매량 감소를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애플이 중저가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은 2012년 첫 보급형 아이폰인 '아이폰5C'를 선보였다. 그러나 성적이 기대보다 저조하면서 3년동안은 다시 프리미엄 라인에만 집중했다.

◆그래도 '비싼' 보급형 아이폰…경쟁력 있을까

애플이 심기일전해 두 번째 보급형 아이폰을 준비했지만 업계가 점치는 판매 성적은 밝지만은 않다.

우선 4인치 화면에 대한 시장 수요가 불분명하다. 3년 전과 비교한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대화면 스마트폰과, 5인치대 아이폰에 익숙해진 상황. 4인치 아이폰에 대한 수요도 있지만 일부 목소리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타사 프리미엄 제품과 대결하기엔 사양이 뒤떨어지고, 중저가 제품에 비해선 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한계다. 아이폰SE의 예상 가격은 다른 중저가 제품과 비교했을 때도 여전히 비싼 편이라 보급형으로써의 매력이 떨어진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도 애매하다. 삼성 '갤럭시S7'과 LG 'G5' 등 고사양과 혁신성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이 대거 출시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화면 아이폰에 대한 시장 수요가 상당 부분 실구매로 이어진 상황"이라며 "아이폰SE의 출하량은 1100~1300만대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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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