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하변에 침입해 패를 냈으나 알파고 철벽 방어

4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둑이 21세기 슈퍼 '인공지능'에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은 구글이 자랑하는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기의 대결'에서 완패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은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3국에서 알파고에 176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이로써 이세돌 9단은 세 판을 연속으로 패배했다.

5판 3승제로 진행된 이 대국의 최종 승자는 인간이 아닌 알파고가 됐다.

바둑은 돌을 놓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은 복잡성으로 컴퓨터가 정복하기 가장 어려운 게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세계 최정상 프로기사와 처음으로 호선으로 정면 대결해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도 알파고가 차지한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상금을 유니세프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비록 우승 자리는 내줬지만, 이세돌 9단은 오는 13일과 15일 알파고와 제4·5국을 마저 치른다.

제1·2국을 지고 벼랑 끝에 몰린 이세돌 9단은 이날 저돌적인 '이세돌 스타일'로 싸움을 거는 작전을 펼쳤다.

알파고와 처음 맞붙은 1국에서는 초반부터 판을 풀어가지 못하다가 알파고의 승부수에 허를 찔려 불계패를 당했다.

2국에서는 알파고의 변칙수에도 안정을 유지하는 차분한 스타일을 선보였으나 촉박한 시간과 알파고의 끝내기에 밀려 또 한 번 항복을 선언했다.

이날 3국을 앞두고 "나의 바둑을 두겠다"고 다짐했던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거친 몸싸움을 유도했다.

겁없이 전투적인 바둑을 두던 10대 이세돌 9단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완벽한 수비력으로 유연하게 이세돌 9단의 도발을 빠져나갔고, 이세돌 9단의 막판 특공대까지 차단하면서 항복을 받아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최인영 차병섭 기자 tae@yna.co.kr., abbie@yna.co.kr,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