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SK브로드밴드가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CJ헬로비전과 합병 후 1년간 총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SK브로드밴드는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조성된 펀드는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스타트업 활성화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합병법인은 1500억원을 출자하고 1700억원은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또 1800억원을 재투자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국내 콘텐츠 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2200억원 중 1200억원은 주문형 비디오(VOD)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합병법인은 콘텐츠를 VOD 오리지널로 사전 제작해 유료 플랫폼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역동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세계 1위 VOD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하고 독점 공급한 드라마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를 위해 초고화질(UHD) 기술을 적용한 한류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독립제작사의 참여기회를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600억원 규모의 융복합 콘텐츠 펀드는 1인 창작자 및 뉴미디어 콘텐츠에 투자한다. 교육 여행 의료 스포츠 분야에서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관련 기반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도 진행한다.

4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콘텐츠 펀드로는 국내 제작사들에게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플랫폼과의 공동제작을 추진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투자가 국내 미디어 플랫폼 경쟁구도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모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플랫폼간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이 이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합병법인은 제작사 및 창투사 대상으로 콘텐츠 펀드 설명회를 거쳐 펀드 운용사를 선정한다. 오는 7월부터 펀드를 운영할 예정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