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꽉 채운 중국…'모바일 굴기' 과시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지난 25일 막을 내렸다. 이번 MWC의 주역은 단연 중국이었다. 새로 선보인 기술력도 돋보였지만 참가기업 수 등 물량 면에서도 압도적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중국의 전시 참가기업은 171개로 한국의 두 배를 넘었다. 중국인 관람객 수는 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관람객 10명 중 한 명꼴이었다. 단일국가 기준으로 참가기업과 관람객 수가 최다라는 게 GSMA의 설명이다.

MWC는 일반 박람회와 달리 철저하게 비즈니스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전시회다. 참가비가 약 100만원(850유로) 정도고 행사기간 중 호텔비가 평소의 3~4배로 뛴다. 그래도 세계에서 10여만명의 정보기술(IT)산업 종사자가 찾는 이유다.

MWC를 비즈니스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세계 2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었다. 이번 MWC 행사장을 찾은 화웨이 임직원은 5000여명이었다. 세계에서 초청한 3만여명의 고객을 맞기 위해서라고 한다. 국내 통신 3사에서만 200여명이 화웨이의 초청을 받았다. 화웨이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알리는 창구로 MW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MWC에선 중국 기업들이 더 이상 삼성전자와 애플의 카피캣(모방꾼)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중국 내 스마트폰 강자의 하나인 오포는 2500㎃h의 배터리를 30분 만에 100% 충전시키는 기술을 선보여 외신들로부터 ‘놀랍다’는 찬사를 받았다. 화웨이는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초당 70기가비트(Gbps) 속도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시연했다. SK텔레콤과 KT가 이번 전시회에 공개한 20Gbps 속도보다 무려 세 배나 빨랐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추월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바일 솔루션 업체 어니컴의 지영만 대표는 “글로벌 전시회를 찾을 때마다 중국기업의 빠른 추격이 두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