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교육·소득별 인터넷 이용률 격차 선진국보다 훨씬 작아
기성세대 스마트폰 보유율 한국 83% VS 일본 31%

우리나라는 연령·교육수준·소득에 따라 나타나는 디지털 격차가 세계 40개국 중 가장 작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교육·소득 수준이 높든 낮든 전 국민이 고르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쓴다는 얘기다.

28일 미국 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미국·독일·러시아·중국 등 40개국 4만5천435명을 설문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8∼34세 중 유무선 인터넷을 쓰는 비율이 100%였고 그 외 기성세대는 92%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 인터넷 사용률 격차는 8%p(100% 대 92%)로 40개국 중 수치가 가장 작았다.

미국의 신·구 세대 간 인터넷 격차는 14%p(99% 대 85%), 독일이 19%p(99% 대 80%)였고 일본은 33%p(97% 대 64%), 이탈리아는 35%p(100% 대 65%)였다.

한국은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유무선 인터넷을 쓰는 비율이 98%, 교육을 적게 받은 계층은 89%였다.

둘 사이 격차는 9%p로 조사국 중 가장 양호했다.

교육에 따른 인터넷 이용 격차는 호주 11%p 미국 15%p, 프랑스 30%p, 중국 43%p, 말레이시아 53%p, 칠레 61%p 등으로 조사됐다.

소득에 따른 격차도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 않았다.

소득이 높은 사람의 유무선 인터넷 사용률은 99%, 소득이 낮은 계층은 89%로 격차가 10%p에 그쳤다.

미국·캐나다는 각각 13%p와 14%p, 영국 16%p, 러시아 30%p, 남아프리카공화국 35%p, 페루 40%p 등이었다.

스마트폰(무선 인터넷 및 앱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을 보유했는지에 대한 격차도 한국은 비(非) 개발도상국 중에서 가장 작았다.

연령에 따른 스마트폰 보유율 차이는 17%p(젊은 세대 100% vs 기성세대 83%), 교육에 따른 격차 15%p, 소득 상 격차 16%p였다.

이웃 일본은 스마트폰 보유율 격차가 세대에 따른 경우가 46%p(77% 대 31%), 교육 21%p, 소득 33%p에 이르렀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특정 국가 국민이 얼마나 고르게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권을 가졌는지를 묻는 양적 조사로, 해당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관한 질적 지표는 고려되지 않았다.

즉 국내 사용자가 디지털 기술로 얼마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이번 결과로는 추정할 수 없다.

한국이 양적 측면에서 디지털 격차가 매우 작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유무선 통신망이 전국 곳곳에 잘 깔렸고 최신 디지털 기기를 유행처럼 구매하는 성향이 강한 점 등을 꼽는다.

강정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경영학 박사)는 "한국은 체계화된 고급 정보에 누구나 편히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드물고 포털 내의 파편화한 정보에 의존하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양적 기술 보급률만 두고 IT 강국이라고 말하긴 어렵고, 정보 품질과 다양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