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안경 쓰면 가상키보드가 펼쳐진다
국내 대학 연구진이 독자 기술로 동작을 감지하는 스마트 안경(사진)을 개발했다. 안경을 쓰면 눈앞에 펼쳐진 가상 키보드로 글자를 칠 수 있는 데다 전기 소비가 적은 게 특징이다.

유회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조작하고 실제 물체에 가상현실을 덧씌운 증강현실(AR)을 제공하는 저전력 스마트안경 ‘케이글래스3(K-Glass 3)’를 개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스마트 안경에는 동시에 2개 화상을 얻는 스테레오 카메라가 달려 있다. 안경을 쓰고 이 카메라로 촬영한 입체 영상을 보면 각종 관련 정보가 화면에 함께 뜨는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했다. 허공에 나타난 키보드나 건반 위치에 손가락을 올리고 누르면 글자가 입력되거나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의 증강현실 기기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처리하기 위해 컴퓨터가 추가되고 전용 센서를 부착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 소모가 컸다. 반면 케이글래스3는 24시간 이상 동작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적은 전기를 써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는 초저전력 딥러닝 전용 멀티코어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안경에 넣었다. 카메라 영상과 입체 알고리즘을 계산하는 7개 프로세서가 눈 깜짝할 사이인 33밀리초(ms) 만에 손 동작을 인식한다. 또 이들 프로세서는 사용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방식으로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유 교수 연구진은 2014년과 2015년 증강현실과 시선 추적이 가능한 케이글래스1과 케이글래스2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반도체 분야의 올림픽인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발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