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업체 폭스콘이 중국에 운영하는 애플 스마트폰 생산 라인 근로자들의 모습. (자료 = 한경DB)
대만업체 폭스콘이 중국에 운영하는 애플 스마트폰 생산 라인 근로자들의 모습. (자료 = 한경DB)
아이폰 조립생산업체로만 알려진 대만의 전자업체 폭스콘이 일본 가전사 샤프를 인수하면서 폭스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도 덩달아 화제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매출액 기준으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IT 회사다.

현재 전세계에 120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며 애플, 소니, 블랙베리, 휴렛패커드(HP), 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굴지의 IT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연 140조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1974년 대만에서 플라스틱부품 제조사로 시작한 폭스콘은 현재 컴퓨터, 통신, 가전 3C 분야의 세계 최대의 위탁제조 서비스기업이다.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고 평가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 중 하나다.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물러난 지 1년만인 1950년 태어난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24세 청년 시절에 10만 대만달러로 10명의 직원과 함께 흑백TV용 플라스틱부품 제조업체인 훙하이(鴻海)를 세운 것이 폭스콘의 시작이었다. 현재 훙하이정밀그룹 산하에 폭스콘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형태다.

1980년대 초 PC조립회사로 영역을 넓힌 훙하이는 1988년 중국에 폭스콘 생산법인을 세운 이후 1997년부터 애플에 컴퓨터 부품을 납품하면서 성장 궤도에 본격적으로 올랐다. 지난 7년 동안 연속해서 중화권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한 단일 기업으로 전체 수출액의 5%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의 싼 인건비에만 의존해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급증하는 아이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폭스콘 중국 공장의 노동착취와 근로자들의 연쇄자살 문제가 불거지는 등 수많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공장의 열악한 환경으로 2010년에만 10명 이상의 근로자가 자살했다.

특히 이번 샤프 인수의 성공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만 의존하던 하청업체 이미지를 벗어나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편 궈 회장은 과거 삼성에 LCD 등을 납품하기도 했으나 거래 관계를 청산한 뒤 공개석상에서 삼성을 비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궈 회장은 2010년 "경쟁자의 등뒤에 칼을 꽂는 소인배"라고 비난하며 삼성 타도가 자신의 평생 목표라고 밝힌 적 있다. 당시 훙하이 계열사인 치메이(奇美)는 삼성전자로부터 가격담합 혐의를 고발당해 유럽연합(EU)로부터 3억유로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또 그는 "일본 기업과 손잡고 3∼5년 안에 삼성전자를 꺾겠다", "아이폰에 비하면 갤럭시는 부끄러운 제품" 등의 말을 하는 등 반(反) 삼성전자의 뜻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