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카 IBM 블루믹스 개발자가 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터커넥트 2016’에서 뇌파를 이용한 로봇(BB-8) 제어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IBM 제공
조슈아 카 IBM 블루믹스 개발자가 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터커넥트 2016’에서 뇌파를 이용한 로봇(BB-8) 제어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IBM 제공
무대에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온 로봇 BB-8이 자리잡고 있다. 헤드셋을 쓴 IBM 직원이 신경을 집중해 손을 뻗자 BB-8이 쏜살같이 달려온다. 마치 영화 속 제다이가 기(氣)를 모은 ‘포스(force)’로 땅에 떨어진 광선 검을 주워올리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IBM이 개발한 이 솔루션은 사람의 뇌파를 읽어낼 수 있는 헤드셋(노드 레드)과 BB-8에 장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을 활용한 기술이다. 아무 말 없이 ‘이쪽으로 오라’는 생각만 해도 로봇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IBM은 이 같은 서비스 개발을 돕는 클라우드 시스템인 블루믹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블루믹스를 활용하면 IBM의 인공지능 기술인 왓슨을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톰 로사밀리아 IBM 시스템부문 총괄부사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터커넥트 2016’에서 블루믹스를 활용한 각종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블루믹스는 IBM이 2014년 2월 선보인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제작 플랫폼이다. 애플의 모바일 앱 개발 언어인 스위프트도 블루믹스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

블루믹스에 등록된 앱 제작 지원 프로그램(API)은 현재 140여개에 달한다.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왓슨도 이 가운데 하나다. 로사밀리아 총괄부사장은 “왓슨을 연계한 인지컴퓨팅 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블루믹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셜 데이팅 앱인 커넥티디를 창업한 다이닌 톨러링 대표는 왓슨의 말투·감정 분석 기능을 활용한 솔루션을 이날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왓슨이 두 남녀가 주고받는 대화를 분석해 성향 감정 등을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도록 조언해주는 서비스다.

남성이 “이번 주에 뭐하니”라고 묻자 여성은 “날씨가 너무 좋을 것 같아 해변에 놀러갈까 생각 중”이라고 답한다. 왓슨의 역할은 여기부터다. 우선 글에서 느껴지는 여성의 감정은 기쁨(43%)과 두려움(26%)이 교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언도 뒤따른다. 왓슨은 “유머나 풍자적인 표현으로는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기 어렵다”며 “(여성이) 좀 더 많은 정보를 (남성에게) 제공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이클 선수의 근육 속 산소 포화도와 체력, 결승점까지 남은 거리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훈련 성과를 높이는 스포츠 트레이닝 솔루션, 왓슨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어려운 전문 지식을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한 게임 학습 앱도 눈길을 끌었다.

해리엇 그린 IBM 왓슨 IoT 교육&상거래부문 본부장은 “블루믹스는 모바일, 빅데이터, IoT, 데이터보안 등 주요 IT분야를 통틀어 어떤 앱도 개발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라며 “이들 앱끼리 클라우드 상에서 서로 끊김 없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스베이거스=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