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테라
게임 수명으로 보면 쇠퇴기에 접어든 온라인게임이 게임 유통·배급업체(퍼블리셔)를 바꾼 뒤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이색 사례가 이어져 화제다.

‘테라’ ‘이카루스’ ‘테일즈런너’ ‘오디션’은 적게는 2년, 많게는 11년 이상 나이를 먹은 소위 ‘장수 게임’이다. 하지만 최근 퍼블리셔와 결별하고 새 출발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PC방 점유율 분석기관 게임트릭스 순위에서 10단계 이상 껑충 뛰어오르며 수년간 굳어진 게임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출시 5년을 맞은 블루홀의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는 한게임의 품을 떠나 지난 1월 넥슨에 새 둥지를 틀었다. 넥슨은 20만원 상당의 아이템과 신규 업데이트를 앞세워 이용자 잡기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테라’는 서비스 이관 후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고, 하루평균 순이용자는 115% 증가했다. 30위권에 머무르던 PC방 순위는 9위까지 상승했다. 2개에 불과하던 서버도 5개로 늘어났다.

곽대현 넥슨 홍보실장은 “20여년간의 온라인게임 운영 노하우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휴면 게이머와 신규 게이머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했다”며 “이관 전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적시에 실행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카루스
이카루스
2014년 출시된 MMORPG ‘이카루스’도 지난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서 와이디온라인으로 퍼블리셔를 바꾸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한때 게임트릭스 순위에서 4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추락했던 이카루스는 서비스 이관 후 2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동시접속자 수 등 각종 지표도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채널링 서비스를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카루스의 인기에 힘입어 와이디온라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웹툰을 모바일게임으로 만든 흥행작 ‘갓오브하이스쿨’에 의존하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효과도 거뒀다.
테일즈런너
테일즈런너
라온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테일즈런너’는 2005년부터 저연령층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아프리카TV로부터 2014년 서비스 권한을 넘겨받고 저연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이벤트와 아이돌 모델을 동원해 게임 띄우기에 나섰다. 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하루 접속자 수는 2배, 매출은 1.6배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서비스 10주년 기념행사에는 3000여명의 이용자가 찾아와 대성황을 이뤘다. 테일즈런너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간판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빛소프트는 2005년 개발한 리듬액션게임 ‘오디션’을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전 퍼블리셔인 와이디온라인으로부터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를 넘겨받지 못해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동시접속자 수와 게임인기 순위는 오히려 이전보다 상승했다. 최신 음원 500여곡을 추가하는 등 게이머를 만족시키는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전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동민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