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7 공개 행사에 예고 없이 등장해 깜짝 연설
저커버그 "VR로 우리 모두 함께 있는 것 같은 경험 나누게 될 것"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모바일 하드웨어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소프트웨어로 세계 최고의 VR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깜짝 등장해 "VR은 가장 사회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다음 플랫폼은 VR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샤오미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VR 분야에서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2014년 20억 달러(약 2조5천억원)를 들여 인수한 VR 기술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삼성전자와 '기어 VR'을 개발한 데 이어 협력 범위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저커버그는 "11살에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면서 2D를 사용했다"며 "그때부터 VR을 상상했는데,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의 파트너십 덕분에 이제 저렴한 가격으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어 VR을 99달러(약 12만원)로 저렴하게 만들었다"며 올해 기어 VR 이용자가 수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저커버그는 "불과 10년 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텍스트로 공유했고, 최근까지 사진으로 공유했다"며 "조만간 우리 모두는 마치 함께 있는 것 같은 경험을 VR로 나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나는 내 딸이 첫 걸음을 내디딜 때 360도 VR로 촬영할 수 있다"며 "과거 육아일기를 적거나 사진을 남기거나 동영상을 찍었던 것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당신이 원하는 언제라도 모닥불 앞에 앉아있거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아니면 개인 극장에 친구들과 앉아 영화를 볼 수 있고, 세계 어디에서라도 단체미팅이나 이벤트를 주최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 모든 게 가능해진다.

그것이 우리가 일찌감치 VR에 많이 투자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VR가 주로 게임이나 오락에 사용되지만, 나중에는 우리의 생활·작업·소통방식 모두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커버그는 최근 VR 소셜 앱 개발을 위한 팀을 구성하는 등 VR 분야에 페이스북의 최고 기술자 수백 명을 투입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오큘러스와 협력해 몇 주 안에 삼성전자의 '기어 VR'을 통해 360도 VR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며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사람이 VR 콘텐츠로 생중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세계적 히트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포함해 수백 개의 VR용 게임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또 기어 VR용으로 올라온 360도 영상이 2만 개 이상, 시청 시간이 100만 시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오후 7시50분부터 10분 가까이 열정적인 목소리로 연설을 했다.

그의 깜짝 등장에 행사장은 탄성으로 가득 찼고 일부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앞으로 달려나가기도 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2013년 6월과 2014년 10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두 차례 면담하고 VR을 비롯해 페이스북과 삼성전자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