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국에서 차세대 디지털TV 전송 표준(ATSC 3.0)을 따르는 송수신 기술 검증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방식을 따르는 차세대 디지털TV 시장에서 기술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2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시에서 미국방송협회(NAB)와 ATSC3.0 송수신기의 현장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18일 발표했다. NAB 요청에 따라 이뤄진 이번 실험에서 ETRI 연구진은 1개 채널에서 4K급 초고화질(UHD) 방송과 고화질(HD) 이동방송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 또 기존의 디지털TV와 같은 영역으로 포괄하고 신호 수신이 어려운 실내에서도 제대로 작동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차세대 표준은 지난해 9월 국제표준기구인 ATSC에서 하드웨어 검증 단계인 표준후보에 채택됐다. ATSC 3.0이 최종적으로 국제표준으로 승인되면 ETRI는 핵심표준특허 확보를 통한 기술료는 물론 초기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린 클라우디 NAB 부회장은 “이번 현장 테스트는 세계 최초로 진행된 ATSC 3.0 기술 검증”이라며 “북미 주파수 경매와 방송정책 결정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