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벤처 연합 500V가 오는 4월 말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다. 코스닥 시장 진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코넥스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올해 말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로 주관사 선정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 제공: 500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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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500V 대표는 지난 17일 역삼동 케이큐브타워에서 열린 '500V 얼라이언스 피칭데이'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500V는 자금 유치를 위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김 대표는 "주식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면 벤처 연합 모델에 대한 거품론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재무적으로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시킨 만큼 올해 말 이전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500V가 코넥스 시장을 선택한 것은 코스닥 시장 데뷔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코스닥 직상장 대신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코넥스를 거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

기업이 코넥스 시장에 1년 이상 머무르고 특정 요건을 갖출 경우 신속 이전 상장 제도(패스트트랙)를 활용할 수 있다. 완화된 코스닥 상장 요건을 적용해 코스닥 진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영규 500V 법무회계팀 이사는 "당기순이익 등 정량적인 코스닥 상장 기준은 이미 충족시켰지만 정성적인 조건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에서 코넥스를 키우려고 하기 때문에 코넥스 시장에서의 평가가 코스닥 상장 심사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출범한 500V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벤처 연합 모델을 내세웠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M&A한 뒤 기업가치를 키워 되파는 방식이다. 500V가 '제 2의 옐로모바일'로 불렸던 이유다.

500V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총 25개 기업을 인수해 덩치를 키운 결과다. 올해는 M&A 속도를 높여 매출을 전년 대비 20배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다만 벤처 연합 모델의 사업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만큼 코스닥 상장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같은 회사도 우회상장을 택할 만큼 코스닥 시장은 진입 문턱이 높다"며 "코넥스에 상장했을 때 예상보다 시장의 평가가 낮을 수도 있는 등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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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