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영업적자…'중저가 샌드위치' 난관

"그나마 선방했지만, 앞이 막막하다"

LG전자가 26일 발표한 MC사업본부(스마트폰 사업 담당)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두고 나온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이렇다.

MC사업본부는 작년 4분기 438억원의 영업적자를 내 2분기 연속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

전 분기(영업적자 776억원)와 비교하면 나름 실적이 나아졌지만,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그나마 영업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던 건 대표 브랜드 G4와 아울러 작년 4분기 들어서자마자 내놓은 프리미엄폰 V10이 북미 시장에서 선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글과 함께 만든 레퍼런스폰 '넥서스5X'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문제는 실적 개선에 주인공이 돼야 했을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제조사든 중저가대 모델을 많이 팔아야 고정비용(연구개발비·월급·생산비 등)을 아끼면서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

프리미엄 모델은 G3 때처럼 소위 대박이 나지 않는 한 수익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미국에서 프리미엄 모델이 꽤 팔려 어느 정도 선방했다"면서도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이루려면 보급형 모델이 잘 팔려야 하는데 글로벌 판매량이 확 늘지 않으니 적자폭 개선 속도도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 모델의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한 상황이지만 LG전자는 작년 내내 이렇다 할 대표 브랜드 없이 중구난방 격으로 제품을 쏟아내는 악수를 뒀다.

새해 벽두부터 'K 시리즈'라는 보급형 모델 브랜드를 출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인데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모델을 이미 3개나(갤럭시A·J·E)나 운용하는 데다, 판매량은 물론 매출액까지 세계 3위로 껑충 뛴 화웨이에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의 텃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K10에 대한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은 편이서 지켜볼 만하다"면서 "여기에 내달 공개할 G5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1, 2분기에는 눈에 띌만한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