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등 케이블TV 회사들이 15일부터 MBC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가 지난 1일부터 케이블TV에 ‘프로그램 다시보기 주문형 비디오(VOD)’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케이블TV 회사 모임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협의회는 13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지상파 3사의 VOD 공급 중단은 케이블TV 시청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공급 협상에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MBC 채널부터 프로그램 앞뒤에 붙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케이블TV는 15일부터 평일 오후 6시~밤 12시, 주말엔 오후 4시~밤 12시에 광고 송출을 중단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태도가 강경해 초유의 ‘광고 블랙아웃’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1200만 케이블TV 가입자는 MBC 채널에서 저녁 시간대에 방송 광고를 볼 수 없게 된다. 케이블TV 업체들은 TV 화면을 까맣게 처리할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독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입자 238만명의 씨앤앰은 광고를 그대로 내보내기로 했다.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실시간 방송 ‘재전송료’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다. VOD 공급 협상이 결렬된 근본적 이유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재전송료 문제로 소송 중인 남인천방송 등 10개 지역 케이블TV에는 VOD를 공급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지상파 3사가 남인천방송 등 10개 지역 케이블TV를 상대로 제기한 재송신료 소송에서 “케이블TV는 지상파에 가입자당 190원의 실시간 방송 재전송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유료방송 업계가 현재 지상파에 지급하고 있는 대가(280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분쟁이 격화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양측 관계자들을 불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