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단숨에 '콘텐츠 플랫폼' 강자로
중국·동남아 진출 'K팝 교두보'도 확보
밖을 보는 카카오, K팝의 멜론 품다

카카오(156,500 -0.63%)가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인수한다.

카카오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인수가는 9만7000원이다. 지난 8일 로엔 종가(7만8600원)에 23.4%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카카오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음원 서비스업체를 인수한 것은 콘텐츠 플랫폼사업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의 하나다. 회사 측은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가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기존 로엔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61.4%)와 SK플래닛(15%)이 각각 8 대 2로 카카오 유상증자에 참가한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은 각각 8.3%와 2.0%의 카카오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가 멜론을 인수한 것은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 중요한 성장 동력의 하나로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주목해 왔다”며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가진 음악 콘텐츠 간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엔은 1978년 설립된 서울음반이 전신으로 2004년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의 규모는 5000억~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오프라인 음반 매출과 공연 등을 합치면 1조원 안팎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멜론의 시장 점유율은 50~60%(순방문자 수 기준)로 국내 음원시장의 절대 강자다.

노현태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음악은 해당 플랫폼에 체류하는 시간이 다른 콘텐츠에 비해 길다는 게 장점”이라며 “(3900만명의 사용자 기반을 갖고 있는) 카카오가 국내 음원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한 로엔과 협력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페이, 카카오TV·다음TV팟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와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로엔 관계자는 “NHN엔터테인먼트도 벅스뮤직을 인수한 뒤 자사 결제서비스인 ‘페이코’와 연계해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며 “멜론 결제 수단에 카카오페이를 추가하고 카카오페이지(콘텐츠 마켓)에서 음원을 판매하는 등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로엔의 연예기획 부문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로엔은 가수 아이유, 에이핑크, 씨스타 등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은 K팝 스타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여러 차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현지 기업들의 견제 등으로 모두 실패했다”며 “K팝을 앞세워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에 따라 멜론을 인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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