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7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의 VOD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한 네티즌이 7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의 VOD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한국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190개 국가 가운데 콘텐츠 소비량이 20위 안에 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토드 옐린 넷플릭스 제품혁신 담당 부사장과 숀 캐리 콘텐츠 구매담당 부사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 넷플릭스 전시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인구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데다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량이 많다”는 설명이다. 옐린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130개국 가운데 홈페이지와 자막까지 현지어로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국가에 한국을 포함한 것도 전략적 가치를 반영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국 TV 제조사와 협력”

'한달 무료' 내세운 넷플릭스…태풍 만난 VOD시장
콘텐츠 측면에 있어서도 한국을 전략시장으로 꼽았다. 캐리 부사장은 “한류 콘텐츠는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인기가 있다”며 “한국인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동시에 세계 시장에 서비스할 수 있는 한국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5000만달러(약 600억4000만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넷플릭스는 스마트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와도 10년 이상 협업해왔다고 옐린 부사장은 말했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넷플릭스와 글로벌 공동 마케팅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LG전자 TV를 사면 넷플릭스 서비스를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한다.

◆파급효과 전망 엇갈려

‘미디어계의 이케아’로 불리는 넷플릭스는 1997년 온라인으로 DVD를 주문하면 우편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업체로 시작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망) 발달에 맞춰 변신을 꾀해 세계적인 미디어 업체로 거듭났다. 2017년까지 20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세계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날 한국을 비롯한 세계 130개국에서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넷플릭스의 세계 가입자 수는 약 7000만명이다.

넷플릭스는 작년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협의해 왔으나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옐린 부사장은 “통신사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 서비스 협력사와 콘텐츠 투자 계획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진출 파급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 방식으로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관측과 국내시장에서는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공존한다. 국내 유료방송 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싼 게 시장 안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등에 비해 아직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라스베이거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