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달 말 출시한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7’은 이달 들어 매일 2000여대 판매되고 있다. 출시 닷새 만에 하루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한 뒤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KT 관계자는 “갤럭시J7의 주 고객은 40~50대 중장년층과 10대 청소년”이라며 “실속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보조금 등을 제한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고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줄어들자 통신사별로 차별화한 중저가폰을 내세워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산 초저가폰 공습…'실속폰 쟁탈전' 더 치열해진다
◆루나 등 중저가폰 인기

SK텔레콤은 지난 9월 중소기업 TG앤컴퍼니와 보급형 스마트폰 ‘루나(LUNA)’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켰다. 이달 초까지 판매량 12만대를 돌파했다.

루나의 출고가는 44만9900원이다. 하지만 성능은 고가 스마트폰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30대 젊은 소비자가 주로 찾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루나 외에도 삼성전자 갤럭시A8, LG전자 밴드플레이, 알카텔 아이돌착 등의 중저가폰을 잇따라 출시했다.

KT는 보급형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센스(J5)와 갤럭시J7, LG전자 G스타일로 등을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J7뿐만 아니라 J5도 하루 1000대 정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중국 화웨이와 협력해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 중저가폰 ‘X3’를 선보인 데 이어 16일엔 출고가 15만4000원짜리 초저가 스마트폰 ‘Y6’를 단독 출시한다. 5인치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360도 파노라마 촬영 등이 가능한 80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이통사, 보조금 경쟁

SK텔레콤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루나에 공시지원금을 최대 31만원까지 준다. 밴드플레이(출고가 29만7000원)에는 최대 29만원, 아이돌착(출고가 28만7100원)에는 최대 28만7000원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KT 역시 갤럭시J7(출고가 37만4000원)의 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높여 가격 경쟁에 맞불을 놨다. 이 회사는 이달 들어 8종의 스마트폰 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A5에 최대 31만3000원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갤럭시A5 출고가가 48만4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는 17만1000원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중저가폰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중국산 초저가폰의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