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어떻게
주파수 분배를 앞두고 분쟁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기존 KT 주파수와 인접한 1.8기가헤르츠(㎓) 대역의 경매 포함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통신 3사 노조까지 나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극심한 대치가 이어졌다.

2013년은 LTE 광대역 서비스가 도입된 시기였다. 당시 경쟁사에는 필요하지 않지만 KT의 광대역 서비스에 필요한 인접 주파수 대역이 경매에 나온 게 빌미였다. 통신업체 간 갈등이 커지자 결국 정부는 두 가지 형태의 복잡한 경매 방식을 도입해 가까스로 잡음을 가라앉혔다.

아날로그 방송에 사용하던 700메가헤르츠(㎒) 주파수도 당초 국제적 추세에 맞춰 이동통신에 사용한다는 게 미래창조과학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정치권이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도 주파수를 줘야 한다고 압박하자 지난 7월 입장을 바꿔 지상파에도 주파수를 할당했다. 지상파 방송 주파수 할당 결정 후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700㎒를 방송에 할당한 것이 국제적 추세에 부합한다”고 해명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이 주파수 경매 때마다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에선 주파수 분배 방식을 일찍부터 공지해 분쟁 소지를 없애고 있다. 독일은 최근 2세대 이동통신에 사용하던 주파수를 경매하면서 3~4년간 시간을 두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고, 스위스는 2017년 사용이 끝날 주파수를 5년 앞서 경매하기도 했다. 경매에서 원하던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대안을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통신업체 간 대립이 발생하지 않았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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