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모바일 업계 1, 2위를 다투는 네이버카카오가 최근 ‘O2O(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카카오는 교통 분야에서 각각 관련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회사가 자신만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O2O 맞붙은 네이버-카카오, 승부처는 다르네
○네이버는 쇼핑에 전념

네이버는 지난해 말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인 ‘쇼핑윈도’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 8, 9월 두 달 연속 월 거래액 1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9월 총 거래 규모는 전월 대비 53% 증가했으며 월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소상공인은 8명에 달했다.

쇼핑윈도에는 현재 패션·잡화·인테리어 등 소규모 상점, 농수산물 산지, 백화점·아울렛 등 2700개 오프라인 매장의 20만여개 물건이 등록돼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와 9월 정식 오픈한 판매자와 구매자 간 임시 채팅 서비스인 ‘네이버 톡톡’이 매출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네이버 톡톡은 기존 네이버 아이디만으로 판매자와 대화할 수 있도록 해 개인 정보 노출을 꺼리는 여성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과 이달 초 각각 ‘뷰티윈도’(화장품·액세서리) ‘키즈윈도’(유아용품)를 쇼핑윈도 내에서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윈도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소상공인의 신규 판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쇼핑을 중심으로 O2O 비즈니스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쇼핑 외의 오프라인 시장 진출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카카오는 교통 서비스 강화

카카오는 교통 관련 O2O 서비스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인 ‘카카오 택시’는 지난 3월 말 출시 이후 반년 만에 사용자 수 550만명, 기사 회원 16만여명, 하루 호출 수 50만건, 누적 호출 수 3000만건 등을 달성했다.

‘김기사’ 등 내비게이션과 연계로 승객과 택시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 등 고급 차량을 활용한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 택시 블랙’도 이달 중 출시해 O2O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익 모델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정주환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부사장)는 “택시는 특정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이동이 핵심인데 관광 등 다양한 관련 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리운전 택배 등) 인접 서비스 영역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연내 한두 개의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차별화된 O2O 전략을 펴는 것은 저마다 보유하고 있는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창옥 한국투자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네이버는 검색을 기반으로 한 쇼핑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는 이동성이 강조되는 교통 분야에서 O2O 서비스를 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