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가 즐거운 스트리밍 경쟁] 석달간 공짜 내세운 애플 뮤직, 유료 전환은 '글쎄'
애플이 지난달 초 선보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애플뮤직은 3개월간 무료 이용 혜택을 내세워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5주 만에 11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장 경쟁은 애플뮤직의 무료 이용 혜택이 끝나는 오는 10월부터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뮤직이 유료로 전환한 뒤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티파이 등 기존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은 애플뮤직에 맞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6월 유치한 5억2600만달러(약 6000억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세분화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과거 청취 성향을 분석해 새로운 노래를 추천해주는 ‘디스커버리 위클리’ ‘프레시 파인드’ 등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2006년 선보인 스포티파이의 회원 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미국의 유명 래퍼 제이 지(사진)가 지난 2월 스웨덴 음악업체를 인수해 선보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은 특정 음악 페스티벌을 독점 생중계하고 유명 가수의 음원을 제공하는 식으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과 연계해 6월 선보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라인뮤직’을 통해 아시아권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연예기획사 에이벡스, 음반회사 소니뮤직 등과 함께 출시한 라인뮤직은 일본시장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음악 분야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멜론, 지니, 벅스, 소리바다 등이 각각 큐레이션 서비스를 정밀화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 ‘1인 생방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과 달리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은 다운로드 시장부터 이어진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부 스타 콘텐츠 제작자뿐 아니라 다양한 인디음악 제작자가 활동한다는 점도 다르다. 저작권료 등을 둘러싸고 플랫폼과 제작자 간 갈등이 깊어지기 쉬운 구조다. 미국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저작권료 지급 문제로 최근 스포티파이에서 음원을 뺐고, 3개월의 무료 서비스 기간에 아티스트들에게 그 대가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던 애플뮤직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