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익 가교테크 대표가 냉방시스템 자동제어장치인 ‘스마트벤’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
윤홍익 가교테크 대표가 냉방시스템 자동제어장치인 ‘스마트벤’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
윤홍익 가교테크 대표는 2002년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을 나와 창업했다. 슈퍼컴퓨터 기반시설을 운영하고, 유지·보수해주는 시장에 뛰어든 것. 20여년간 슈퍼컴퓨터를 연구하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곧 한계에 부딪혔다. 슈퍼컴퓨터를 쓰는 곳은 한정돼 있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도 늘었다. ‘저가 수주’밖에 답이 없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윤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찾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그는 2005년 건물에너지 관리사업에 눈을 돌렸다. 충남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등과 손잡고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매년 매출의 8% 이상을 R&D에 투입했다. 플라스틱 열교환기, 공조기, 항온항습기 등을 개발했다. 기술개발이 끝나고 상용화에 나서려고 하자 자금이 부족했다. 그는 2011년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사업전환 지원자금 6억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R&D도 계속했다.

냉방시스템 자동제어장치인 ‘스마트벤’ 개발에도 성공했다. 소프트웨어는 기상청 데이터를 활용해 시간대별 온도와 습도, 일사량 등을 사전 예측한다. 건물 내 조명 및 기기 발열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감안한다. 이를 토대로 에어컨, 공조기 등 냉방시스템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한다. 윤 대표는 “사용자가 스스로 값을 설정해야 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누구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력 사용량을 20~3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 관급시장을 공략했다.

가교테크 실적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5억원으로 2010년 32억원 대비 160%가량 늘었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2010년 2억원 적자에서 작년 8억원 이익으로 돌아섰다. 시장점유율은 14%대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현재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DN 전남 나주 신청사와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회 제2의원회관 등에서 스마트벤을 쓰고 있다.

향후 민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윤 대표는 “사업전환 자금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며 “열과 전기에너지 등을 저장해 필요할 때 쓰는 에너지저장장치 개발에도 나서 ‘스마트그리드 기업’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