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날씨따라 레시피 추천…'푸드테크'가 뜬다
직장인 김혜경 씨(31)는 뭘 먹을까 고민일 때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이미 내려받은 배달 주문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 저장해둔 집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음식점 정보를 검색하고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한다.

미식(美食)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TV에서 쿡방(요리 방송), 먹방(먹는 방송)이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배달음식 주문부터 식자재 배달, 레시피 공유, 맛집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빅데이터, 비컨(근거리 무선통신) 등 정보기술(IT)을 음식에 접목한 ‘푸드테크’가 모바일 플랫폼을 타고 진화하고 있다.

◆배달 앱 영역 확대

국내에서 푸드테크를 주도하는 것은 배달 앱이다. 배달 주문 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월간 주문 수 500만건을 넘는다. 골드만삭스에서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뒤 다양한 푸드테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3월 수산시장에서 회를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배민수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5월 인수한 신선식품 정기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덤앤더머스는 최근 ‘배민프레쉬’라는 새로운 서비스명을 내놓았다. 기존에 배달하지 않던 음식점 음식을 대신 배달해주는 ‘배민라이더스’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용 모바일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은 현재 월 이용건수 3만2119건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진화하는 위치기반 맛집 정보

최근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터치 몇 번만으로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맛집 정보는 물론 레시피 정보,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내놓은 ‘CJ 더 키친’ 앱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지역별 날씨에 따라 맞춤형 레시피를 추천해준다. 비 오는 날엔 부침개 레시피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SK플래닛은 매장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음료나 음식을 먼저 주문하는 비컨 기반의 ‘시럽 오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매장 위치, 정보, 메뉴도 제공한다. 스타트업 ‘얍’은 비컨 기반으로 맛집의 할인쿠폰 정보를 제공한다. 제휴 식당, 카페에 방문하면 쿠폰 등을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취향, 재료, 식사 목적 등을 입력하면 적합한 레시피를 제공하는 ‘해먹남녀’도 최근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2013년 설립된 트러스트어스의 레스토랑 검색·예약 서비스인 ‘포잉’은 서울지역 레스토랑 2000여곳을 소개한다. 포잉을 통한 누적 예약 건수는 7만여건에 달한다. 맛집 추천 서비스인 ‘망고플레이트’는 다운로드 수 120만여건, 월간 실이용자 수 30만여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사 서비스인 ‘식신핫플레이스’도 앱 다운로드 수 80만건을 넘어섰다.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은 “배달 앱 등 푸드테크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맛집 추천, 레스토랑 예약·추천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력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다양한 관련 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