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사이트, 소리 없는 전쟁
멜론 벅스 지니 등 국내 음원 사이트들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신개념 음악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단순한 음악 스트리밍(온라인 실시간 전송) 서비스를 넘어 종합 음악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애플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강자들이 음악 스트리밍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차별화한 서비스로 가입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한 쇼핑몰 선봬

회원 수가 26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음원 사이트 멜론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의 아티스트 쇼핑몰인 ‘멜론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멜론쇼핑은 빅데이터를 통해 가입자들의 음악 취향을 분석한 뒤 다양한 기획상품(티셔츠 머그컵 등)을 추천해 주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평소에 즐겨듣는 음악, 좋아하는 가수 등과 관련한 상품이 나오면 사용자에게 알림 메시지 등을 보낸다.

멜론은 방대한 음원을 바탕으로 큐레이션(맞춤형 콘텐츠 제공) 음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 서비스는 ‘멜론라디오’다. 빅데이터로 개인의 취향과 음악 이용 행태를 분석해 음악을 들려주는 서비스다. 회사 관계자는 “멜론은 단순히 음악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문화를 판매하고 가수와 팬을 잇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카, IoT 서비스까지

네오위즈인터넷이 운영하는 음악 포털 벅스는 국내 최초로 애플의 스마트카 서비스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카플레이는 애플의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으로, 한국GM의 신형 스파크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다.

벅스 가입자들은 카플레이 화면을 통해 자신이 벅스 계정에 설정해둔 ‘내 앨범’ ‘좋아하는 음악’ 등의 리스트를 재생할 수 있다. 또 ‘운전할 때 듣고 싶은 음악’ ‘실시간 톱100’ 등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노래를 즐길 수도 있다. 박준일 네오위즈인터넷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뮤직은 국내 처음으로 IoT 기반의 음악 서비스를 내놓았다. KT뮤직의 지니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이용자는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통해 최대 10개의 무선 스피커를 제어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

KT뮤직은 또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에 맞춘 신규 서비스도 최근 선보였다. 지니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인 이 서비스는 걷기, 달리기, 요가, 자전거, 헬스, 등산 등 6개 테마로 구성됐다. 지니 이용자들은 각각의 테마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최근 일본에서 채팅창을 통해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라인뮤직’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음악 서비스가 IT와 결합하며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