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뉴스형식 평가…논리적 비약 단점·반복생산에 피로감
"'롱 폼' 등 다양한 모바일용 기사형식 연구개발해야"

상반기 인기 자동차, 대중교통비 인상, 지폐의 역사, KBO 리그, 백종원 요리법, 배우 하정우, 한강 녹조, 파워포인트(PPT) 만드는 법…. 각종 언론사의 '카드뉴스'가 하루 만에 다룬 주제다.

요즘 온라인에서 대세인 기사 형식을 꼽으라면 카드뉴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모바일 시대에 발맞추겠다며 많은 언론사가 내놓은 대책이 바로 '카드뉴스'이기 때문이다.

구성은 간단하다.

시각적 이미지와 폰트 크기가 큰 글자 몇 자만 있으면 된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뛰어나다.

제작에 투자하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비교적 많은 독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카드뉴스 유행의 시작은 SBS라는 게 정설이다.

SBS 뉴미디어부는 2014년 8월부터 카드처럼 한 장씩 넘겨가며 볼 수 있도록 뉴스 화면을 짤막한 설명과 함께 재구성해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한겨레신문도 같은 해 10월부터 디지털콘텐츠팀을 꾸려 카드뉴스 제작에 돌입했다.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도 지난 1월부터 카드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지금은 종합일간지, 경제지, 온라인 매체 등 수많은 언론사가 카드뉴스를 만들어 노출하고 있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모바일 기기에서 읽힐만한 기사가 무엇인지 언론사가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로 카드뉴스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카드뉴스를 높이 평가했다.

카드뉴스 포맷이 유행하면서 확실히 뉴스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육하원칙 일변도에서 벗어나 혁신적으로 바뀌었다는 게 강 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논리적 비약은 카드뉴스의 단점으로 꼽힌다.

강 소장은 "요즘 카드뉴스가 점점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카드뉴스는 짧게 가는 것이 맞다"며 "조금 더 깊이 있는 정보,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고 싶다면 링크 값을 제공하는 친절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이슈를 다른 언론사가 카드뉴스로 반복 생산하다 보면 피로감이 생길 때도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같이 전 사회를 강타한 이슈를 카드뉴스로 다룰 때에는 어떤 언론사가 제작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모바일 이용자들이 짧은 시간에 유사한 장르를 반복적으로 접하면 콘텐츠에 대한 신선도가 떨어지고 피로감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으니 모바일용 기사 형식이 카드뉴스에만 집중되는 게 문제"라며 "카드뉴스는 뉴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시대에 카드뉴스만이 언론사의 유일한 생존전략이어서는 안 된다는 게 두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모바일용 기사형식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며, 모바일에서도 길이가 긴 심층·분석기사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버즈피드의 '빅 스토리즈(Big Stories)'가 여기에 해당한다.

영어로 쓰인 기사 한 편이 2만 자가 넘는 알파벳으로 빽빽하지만,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사들은 주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 사이에 출고된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라면 스마트폰으로 분량이 많은 심층·분석기사도 얼마든지 소비한다는 분석에 바탕을 둔 것이다.

강 소장은 "모바일에서는 카드뉴스와 같이 쉽게 소비하는 기사 형식도 존재해야겠지만, 롱 폼 저널리즘(long-form journalism)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도 "카드뉴스 자체가 가진 의미와 효용가치가 분명히 있다"면서도 "카드뉴스 기법만으로는 복잡한 사회 현상을 설명할 수 없으니 롱 폼(long form) 형식과 같이 긴 맥락적 글쓰기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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