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보급형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보급형 제품 판매가 증가하는 등 국내 스마트폰 영업환경이 바뀌어서다. 보급형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은 제품 디자인과 성능이 개선된 덕분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범용화와 부품 가격 하락으로 웬만한 보급형 제품으로도 필요한 기능을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몸값은 낮추고 스펙은 높이고…보급형 스마트폰이 달라졌다
○고급형 뺨치는 보급형 신제품

단통법 시행 이전 국내 스마트폰시장은 고급형 제품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통신사 간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면 지원금이 뛰어 고급형도 보급형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이후 시장 판도가 확 바뀌었다. 지원금 상한선 규제가 엄격해져 고급형 제품의 실구매가격이 높아지자 소비자는 보급형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제조사가 보급형 제품에 공을 들이게 된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22일 ‘갤럭시J5’에 이어 24일 ‘갤럭시A8’ 판매를 시작한다. 갤럭시J5는 셀피 기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보급형임에도 전면에 500만화소 카메라를 달았다. 출고가는 29만7000원. 통신 3사와 알뜰폰, 자급제폰으로 출시한다. KT는 갤럭시J5 이름을 ‘갤럭시센스’로 바꿔 판매한다.

갤럭시A8은 24일 정식 판매를 앞두고 21~23일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두께가 5.9㎜로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다. 테두리와 뒷면에 메탈(금속) 소재를 적용했다. SK텔레콤용으로만 출시되며 출고가는 64만9000원이다.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모두 받으면 20만원대에도 살 수 있다.

○삼성·LG, 국내외 시장 공략

스마트폰 범용화로 세계 보급형 시장도 무르익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갤럭시 중저가 라인업을 A·E·J 시리즈로 재정비하고 세계 보급형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A·E·J는 순서대로 스펙(부품 구성)과 가격이 조금씩 떨어진다. 시리즈마다 1, 3, 5, 7, 8 숫자가 붙는다. 각각 4.3, 4.5, 5, 5.5, 5.7인치의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

LG전자도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국내외 보급형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선 지난달 SK텔레콤 전용 보급형 스마트폰 ‘LG밴드플레이’와 알뜰폰용 스마트폰 ‘LG마그나’를 선보였다. LG밴드플레이는 보급형 스마트폰의 주소비층인 10~20대에 맞춰 셀피 기능과 음질을 강화했다. 출고가는 34만9800원이다. 조성하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한국영업담당 부사장은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원가를 낮춘 단말기가 아니라 소비자 취향에 맞춘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이달 3세대(3G) 스마트폰인 ‘LG벨로2’도 내놓는다. 중남미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등에서 차례로 판매할 계획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