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스비 매장, 160여명 번호표 들고 줄지어 서
국내 애플워치 1호 고객은 40대 남성…그의 선택은 '123만9천원 일반형'

장맛비도 '애플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애플의 첫 스마트시계 '애플 워치'가 국내에 출시된 26일.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 앞은 이른 아침부터 애플워치를 사려고 몰려든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이 받쳐 든 '우산 행렬'은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를 지나 명동성당 방향으로 100m 넘게 뻗어 있었다.

어림잡아도 160명이 넘는 숫자였다.

명동 프리스비는 애플의 공인 대리점으로 '애플 마니아'에게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지난해 10월 아이폰6가 출시됐을 때도 300명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몰린 바 있다.

아침 7시 정각. 비로소 매장이 문을 열자 대기표 1번부터 30번까지의 고객들이 문지방을 넘었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십 명의 취재진들은 연달아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1호 고객은 서울에 사는 40세 남성이었다.

그가 선택한 모델은 42㎜ 크기의 일반형(링크브레이슬릿 실버)으로 가격은 123만9천원이었다.

구매표 11번을 받고 들어온 박상후(29·회사원)씨는 애플워치를 손에 넣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언론 인터뷰 중에도 수시로 웃었다.

그는 "일찍 갖고 싶어 미국에 주문했었는데 절차상 문제로 매번 거절당했다"면서 "애플워치 역시 애플 특유의 예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너무 흥분돼서 전날 밤 거의 잠도 못잤다"고 말했다.

새벽잠을 설치고 나온 고객 가운데는 외국인은 물론 50대 중년 남성도 있어 눈에 띄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상훈(51)씨는 "아이폰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애플 제품을 다 사용하고 있다"면서 "줄을 서가며 애플 제품을 손에 넣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그가 산 모델은 42㎜ 일반형으로 가격은 70만원대였다.

이경수 프리스비 명동점장은 "애플워치는 색상이나 크기, 밴드별로 다양하게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기존 스마트워치보다 뛰어나다"면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블랙 색상의 스포츠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메르스 공포가 채 가시지 않아 출시 행사를 화려하게 진행하지 않은 데다 장맛비까지 쏟아져 아이폰 때보다 다소 적은 인원이 몰려 아쉬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