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IT(정보기술)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의 게임·인터넷 회사들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초기 IT시장을 집중 공략한 덕분이다.

게임회사 제페토가 개발한 총싸움(FPS)게임 ‘포인트블랭크’는 인도네시아에서 국민게임으로 통한다. 최대 동시접속자 26만명,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게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저사양 PC에서도 뛰어난 그래픽과 스피드를 구현할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든 게 주효했다. 게임을 알리기 위해 e스포츠 대회를 잇달아 연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전자상거래업체인 큐텐(Qoo10)은 인도네시아 진출 당시인 2012년 월평균 60만명 정도였던 방문자가 최근 520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월 거래량은 30만건 이상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태국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태국 인구(6774만명)의 절반가량인 3300여만명이 라인을 이용한다. 현지 스마트폰 보급률이 5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스마트폰 사용자가 라인을 쓰는 것이다. 브라운, 코니 등 귀여운 이미지의 캐릭터 등을 내세워 동남아시장에서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뒤 1년여 만에 3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동남아시장이 수익성 정체에 빠진 인터넷·게임업체들의 엘도라도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