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에 발목 잡혀
중국·브라질에도 밀려
미국 54 vs 한국 0…초라한 핀테크기업 경쟁력

세계 100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순위에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미국은 54개, 인도는 11개가 핀테크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과도한 금융규제가 국내 핀테크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페이게이트 대표)은 28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한국금융소비자학회, 한국금융정보학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핀테크산업 현황을 발표했다.

박 의장은 미국 금융전문지 아메리칸뱅커와 BAI의 ‘전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순위’를 분석한 결과 국내 핀테크산업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100대 핀테크 기업의 국가별 분포 현황을 보면 미국이 54개로 가장 많았다. 인도가 11개로 2위를 차지했고 프랑스, 스위스, 영국이 각각 5개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중국과 브라질도 각각 2개의 기업을 순위권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박 의장은 이 같은 차이가 규제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하면서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대부업법 때문에 P2P(개인 간 대출) 금융이 활성화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현행 대부업법상 P2P 금융이 유사수신업으로 분류되고, 관련 사업을 하려면 ‘대부’라는 명칭을 쓰도록 제한받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크라우드펀딩 법안도 투자자가 한 회사에 1년간 500만원 이상 투자하지 못하게 막고, 1년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전자금융 사고 책임을 무조건 금융회사 책임으로 규정한 전자금융거래법도 문제로 꼽았다.

박 의장은 “핀테크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전 규제 대신 큰 틀에서 규제를 풀어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강력 처벌하는 사후 관리 쪽으로 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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